갖가지 의혹으로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던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사퇴했다. 내정 발표 38일 만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김관진 현 국방부 장관을 유임시켰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사퇴의 변을 내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서 그 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국방부 장관 후보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면한 안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우리 국방이 더욱 튼튼해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경우 이명박정부 당시 실세가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자원개발업체 KMDC 주식 보유 사실을 국회 인사청문회 제출 자료에서 누락시킨데다 무기중개업체 비상근 고문 경력 등 30가지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가중되는 국가안보 위기에서 박 대통령은 또다시 정치적 논쟁과 청문회로 시간을 지체하기에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김 장관 유임 배경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박 대통령은 투철한 안보관과 지도력을 인정 받아온 김 장관을 유임시킴으로써 안보 위기를 안정시키고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자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 유임은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육사28기인 김 장관은 합참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을 거쳐 합참의장을 지냈다. 2010년 11월 국방부 장관에 임명돼 2년4개월째 복무하면서 '전투형 강군' '북한 도발시 원점 타격' 등의 구호를 만들었다. 전(前) 정부 국방부 장관이 새 정부 장관으로 유임된 사례는 김 장관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에 따라 김 국방부 장관-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육사 27기)-남 국정원장(육사 25기) 등으로 이어지는 새 정부 안보라인이 완성됐다. 세 사람 모두 육사 출신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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