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가수가 자신이 저지른 절도 사건과 관련해 "월경전증후군으로 인한 충동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그룹 가비엔제이 멤버인 노시현(25)씨는 9일 오후 3시쯤 강남구 신사동 한 의류매장에서 30만원 상당의 옷을 몰래 가지고 나왔다가 절도 혐의로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노씨는 경찰 조사에서 절도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의 소속사는 이에 대해 "노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월경전증후군으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경전증후군은 월경이 시작되기 전 호르몬 변화로 인해 불안, 초조, 불면증 등 심리적 불안을 겪는 증상이다. 가임기 여성의 40%가 이 증후군을 경험하며 심하면 자살 충동을 느끼거나 도벽이 생기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월경전증후군은 이번 사건뿐 아니라 미국 할리우드 위노나 라이더 등 유명 여배우들의 절도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른바 생리도벽에 대해선 "정말 심한 사람은 물건도 훔치고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도벽을 합리화하는 것"이라는 등 입장이 엇갈리지만 범행 당시 피의자가 심신장애상태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감형사유로 인정한 법원 판례가 있다.
2002년 대법원은 월경 기간 중 상습적으로 매장에서 의류를 훔친 혐의로 기소된 주부 이모(55)씨에 대해 "생리기간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같은 정도의 심각한 충동조절장애로 인해 남의 물건을 훔치고 싶은 충동이 발동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생리 도벽을 심신장애로 인정하고 형을 감면했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이거나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실형이 선고된다. 지난 2003년 12월 부산고법은 백화점에서 물건이 든 카트를 끌고 나가다 붙잡히자 "생리기간 중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주부 강모(33)씨에 대해 징역 2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강씨는 다섯 차례 같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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