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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단독 입수] 이석기 "전쟁 준비하자… 군사적 체계 잘 갖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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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단독 입수] 이석기 "전쟁 준비하자… 군사적 체계 잘 갖춰라"

입력
2013.08.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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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한 지하혁명조직(Revolution OrganizationㆍRO)의 지난 5월 12일 회합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130여명의 참석자들은 무기 확보, 기간시설 타격, 기간시설 종사자 포섭 등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북은 집권당"이라고 표현하고 북한의 핵 개발을 "엄청나다"고 추켜세우는가 하면, 참석자들은 한국 정부를 "적"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29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62쪽짜리 내란음모 RO 회합 녹취록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M수도회 교육관에서 열린 모임에서는 이 같은 충격적인 발언들이 오갔다. 내란음모 혐의는 최근의 판례가 없어서 이 녹취록만으로 혐의 입증이 됐다고 보기에는 논란이 있지만 내용은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고 있다.

특히 이 녹취록의 각 발언에는 음성 파일인 'MP3'뿐 아니라 음성ㆍ영상 파일인 'MP4' 표시가 돼 있다. 국정원이 녹화 동영상도 확보했다는 의미여서, 이날 회합의 참석자 가운데 국정원 측 조력자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날 회합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강연과 질의응답 ▦자유토론 ▦권역별 토론 ▦ 권역별 토론 내용 발표 ▦이 의원의 마무리 발언 순서로 진행됐다. 이 의원은 강연에서 "북은 집권당 아니야"며 "거기는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 상을 받아야 돼" "그런데 우리는 모든 행위가 다 반역이야, (한국의)지배세력한테는 그런 거야"라고 말했다. 또 "전 세계에 최근에 자료를 보니까 6kg 미만으로 최소 경량화해서 핵무기로 개발 할 수 있는 나라가 전세계 3~4개밖에 안 된다"며 "이번에 (북한이) 이룬 게 엄청난 거에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하고 정치 군사적 준비 체계를 잘 갖추어서 물질ㆍ기술적 토대를 굳건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어진 토론에서는 참석자들이 체제전복에 대해 그동안 관념적인 수준에서만 머물러 왔던 자세를 반성하고, 이 의원이 제시한 물질ㆍ기술적 토대를 준비하는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쟁 상황을 대비한 무장과 기간시설 파괴 방법 등이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장난감 총에 가스쇼바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다"며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기를 만드는 것들에 대한 기초는 나와 있다"고 말했다. 또 "전시상황이라든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 철도와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되는 문제가 있다"며 "우리가 검토한 바에 의하면 그 시설이 실제로 경비가 엄하진 않았는데 안에 들어가서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고 중요시설 안에서 이것들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역별 토론에서 한 참석자는 "저격용 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참석자는 "물리적인 타격을 효과적으로 수해하기 위해서 거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포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평택 유조창, 행정부의 전산망, 지하철과 철도 등의 타격 및 해킹 준비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이석기 의원의 강의에 전율을 느꼈다" "전시 상황에서 지도부를 보호해야 한다" "적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전기ㆍ통신분야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자" "여기 모인 사람들은 조국의 운명과 함께 생명을 거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상호 고문을 비롯해 이날 권역별 대표로 참석해 발언한 김근래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장, 박민정 전 진보당 중앙당 청년위원장, 우위영 전 진보당 대변인,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는 28일 모두 국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진보당 관계자는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국정원이 허위조작하고 날조모략 했다는 것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며 "녹취물이 뭔지 녹음 파일을 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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