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이 1,000만 명이 넘는데 그래도 여론조사인데 달랑 700명은 표본으로서 너무 적은 것은 아닌가요? 최소 1,500명은 넘어야 의미 있는 여론조사 결과일 것 같은데, 20%도 안 되는 응답률은 여론조사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한 방송국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오차 범위내 접전이라고 발표했는데 한국일보와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조사기관이나 조사기간이 다르기 때문인가요? (25일자 3면 '박원순, 누가 나오더라도 우세… 새누리 후보선호도는 MJ'제하의 기사에 대한 fakbh님과 도인님 등의 의견입니다.)
6ㆍ4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언론사들이 민심의 추이와 방향을 전달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D-100일에 맞춰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중원(수도권+충청)의 판도를 가늠하기 위해 5개 지역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다른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다소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타나 의아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론조사는 조사방법이나 표본의 수 등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문의하신 표본 수의 경우 전국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1,000표본, 개별 지역조사에서는 500표본 이상만 되면 유효한 조사로 봅니다. 500명이 표본일 경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4.4%포인트이고, 700명은 95%신뢰수준에 ±3.7%포인트, 1,000명이면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표본이 두 배가 된다고 해서 오차범위가 두 배로 껑충 뛰지는 않는 겁니다. 최소 1,500명을 넘어야 의미 있는 조사라는 지적에 대해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연구본부장은 "표본오차가 ±2.5%포인트로 줄어들어 오차의 범위가 줄긴 하지만 표본이 700명이라 해서 조사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응답률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다만 정확한 조사와 부정확한 조사를 가르는 응답률의 기준은 없다고 합니다. 최근 언론사에서 실시하는 전화설문(유선 또는 유ㆍ무선 복합) 조사의 응답률은 대체로 15~20%인데 간혹 자동응답시스템(ARS)조사에서는 10%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도리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응답률보다는 표본의 대표성이 조사의 신뢰도를 좌우한다"고 말합니다.
한국일보 조사는 휴일인 22~23일 실시했고 방송사 여론조사의 경우 평일인 24일 실시했습니다. 통상 휴일 조사가 고른 계층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조사기관들이 선호하기는 합니다. 특히 한국일보는 유선전화 조사를 했기 때문에 휴일을 선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사방식이나 시기 등 다양한 요인으로 상이한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해당 시점의 승패나 격차보다는 여론의 흐름이나 방향성을 판단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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