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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달러 의존도 줄이려 확대 무역결제 실적은 거의 없어

입력
2014.02.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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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통화스와프 확대를 통해 국제결제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춰나가고 있다. 무역결제의 85%가 미 달러로 이뤄지고 있어, 해외의존도가 유독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미 달러 가치 변동에 따라 전체 경제가 지나치게 출렁이는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노력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를 계기로 경제 안전판으로서의 통화스와프의 효과를 절감하게 된 정부는 이후 통화스와프 대상과 규모 늘리고 있다. 2009년에는 한중일 3국과 동아시아 국가가 모여 일종의 공동금고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를 만들었고 한국은 192억달러를 출자했다. 현재 한국이 맺은 비상용 통화스와프는 모두 292억 미국 달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가 맺은 여러 통화스와프가 금융위기를 예방하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렵다"면서도 "2008년 위기를 막은 경험은 통화스와프가 확실히 국제 금융가를 안심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위기용이 아니라 '실용적' 통화스와프 체결도 늘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합의 상태), 호주와 246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는데 모두 현지 통화와 원화를 맞바꿨다. 이 통화스와프 자금은 한국과 이들 국가의 무역결제 용도로 쓰인다. 이를 통해 양국이 교역을 할 때 미국 달러의 변동에 대해 과도한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생긴다.

특히 최근 체결된 한ㆍ호주 통화스와프는 무역결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수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호주가 한국의 무역량 상위 일곱 번째 교역국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호주의 네 번째 교역국이다. 지난해 양국 총 교역량은 모두 3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로 호주중앙은행은 한국은행에 계좌를 만들면 한국은행은 약속한 통화스와프 금액을 원화로 계좌에 넣는다. 호주에 제품을 수출한 한국 기업은 호주중앙은행의 한국은행 계좌에서 원화로 대금을 받는다.

한국과 중국은 2011년 일찌감치 56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맺고 무역결제 자금으로 이용하고 있다.

김동휘 한국은행 국제금융선진화팀 과장은 "지역통화와 맺은 통화스와프를 통해 미국 달러 사용을 줄여 장기적으로 금융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해도 양자간 통화를 사용하는 무역량이 충분하다면 충격이 그만큼 줄어드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 맺은 통화스와프는 걸음마 단계이며 실제로 무역결제에 쓰인 실적은 아직 없다. 중국과의 무역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 무역량의 94%는 여전히 미국 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김 과장은 "이제 막 시작한 만큼 통화스와프를 이용한 무역결제가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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