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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신부입장→주례→축가 NO!…' 기사에 이의

입력
2014.04.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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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이런 식으로 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어른들의 반대도 무시 못 하고 하객들도 익숙지 않으니 어색할 뿐입니다. 결혼식이란 둘이 한다기보다 집안 및 지인 모두의 축제가 아닌가요? 새로운 문화는 환영하지만, 기자님이 표현했듯 그런 '개성'을 발산하기에는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고 보는데? (1일 자 '신랑ㆍ신부입장→주례→축가 NO!, 톡톡 튀는 백년가약'기사에 대한 낭만자객님과 blue sky님 등의 의견입니다.)

기사에서 소개한 형태로 결혼식을 올리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은 기자도 공감합니다. 지적하신 대로 결혼이 신랑과 신부 둘 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집안 어른의 반대에 부딪히거나, 주변 시선을 의식하다 보면 꿈꾸던 결혼식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간소하게 하고 싶은데, 어른들이 그렇게 한다더라'해서 고민하는 경우 주위에서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개성 있는 결혼식을 치른 분들의 신념은 확고했습니다. 결혼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신랑과 신부이기 때문에 본인들이 주목받고 즐거워하는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때문에 부모님과 지인들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소규모로 직접 기획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어른들의 뜻을 무시하고 진행한 게 아닙니다.

결혼식장에서 예식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우르르 밥을 먹으러 가거나, 둘의 결혼을 축복하기보다 뒤에서'식장이 좁다, 음식이 맛없다'며 험담하는 이들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의무감으로 온 하객들이 많을수록 결혼식은 씁쓸함으로 얼룩졌습니다.

친하지 않아도 청첩장을 받았기에 식장을 방문해야 하는 사람들도 곤욕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내고, 적지 않은 축의금도 준비해야 합니다. 과연 결혼이 모두의 축제가 맞긴 한 건지 돌아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기사는 현실의 벽을 넘어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결혼식을 올리는 데 성공한 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이런 결혼식을 상상만 합니다. 지금껏 결혼식장을 찾아다니며 냈던 축의금을 생각하면 받을 차례가 돼 포기하는 게 쉽지 않고, 주례 등 한 번 하는 결혼식인데 남들이 하는 것을 하나라도 빠트리면 안 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작용하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양가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이런 부분을 고집할 경우 '나만의 웨딩'은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런 고리들을 자르지 않는 이상 청첩장을 받으면 한숨부터 나오고, 많은 하객을 맞고도 축복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반복될 것입니다. 적어도 부부가 소소하지만, 그들만의 식을 올리고자 한다면, 결혼의 당사자인 부부의 의사가 존중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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