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캘리포니아의 애플이 디자인했다'는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것과 이것이 삼성 브랜드의 급성장을 우려한 것 사이에 연계성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삼성과 비슷하고 어떤 점을 염두에 두었는지 기사만 봐서는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안드로이드는 삼성에서 만든 게 아니라 구글에서 만든 운영체제입니다. 애플이 안드로이드를 염두에 뒀다는 의미 같은데 정작 기사는 애플이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삼성 눈치를 보는 것처럼 나왔네요. (7일 자 '삼성 따라 해 볼까… 초조해진 애플'기사에 대한 사이러스님 등의 의견입니다.)
지면 사정상 기사에서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차 특허 소송에서 삼성 측 변호인으로 나선 빌 프라이스는 새로운 캠페인이 시작된 시기와 당시 애플 내부 논의 자료에 주목했습니다. 애플 측 증인으로 나선 필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이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애플이 캠페인 문구를 수정했다'는 점을 인정했고, 이 시기는 삼성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애플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 된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프라이스는 법정에서 "애플의 마케팅 전략 변화는 삼성전자 브랜드 파워가 성장하자 나온 초조함의 결과물"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합니다. 또 당시 애플 내부 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제시하면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브랜드 경쟁으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을 전개했습니다. 특히 프라이스가 제시한 자료에는 '삼성의 브랜드가 주는 인상이 우리(애플)와 비슷한 수준으로 강하다'는 애플 내부 조사도 담겨 있었습니다.
물론 애플은 적극 반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프라이스의 논리대로라면 소비자들이 애플 제품을 사는 이유가 브랜드 때문이지, 기술은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애플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따라서 애플이 브랜드 캠페인을 변경한 시기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이 안드로이드보다 뒤진다고 생각한 것이지 삼성에 뒤진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고 지적하셨는데, 제가 쓴 기사에서도 잡스가 '아이폰의 일부 기능이 삼성전자 등이 만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뒤진다고 생각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부분은 독자께서 오해하신 듯합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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