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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라이벌, 이번엔 가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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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라이벌, 이번엔 가곡이다

입력
2014.04.1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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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소프라노 조수미(52)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Or Natalie Dessay?'(아니면 나탈리 드세이?)라는 글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프랑스가 자랑하는 콜로라투라(가장 화려하고 높은 음정을 소화하는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이(49)가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작곡가 미셀 르그랑의 노래를 녹음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였다. 조수미와, 세 살 아래인 드세이는 1990년대 세계 콜로라투라 시장을 양분하던 당대의 라이벌이었다. 2000년대 들어 조수미가 오페라 외에 드라마와 영화OST 등으로 지평을 넓히면서 두 사람을 대결 구도로 몰아가던 여론이 다소 주춤하던 즈음 드세이의 팝음악 진출 소식이 흘러나온 셈이다.

페이스북은 금세 음악팬의 댓글로 떠들썩했다. "뭐? 조수미 또는 나탈리 드세이 중 한명을 고르라고? 진정한 예술가는 비교하는 게 아니야!" "수미가 이런 질문을 할 리 없는데!"라는 격앙된 반응부터 "드세이는 고음이 우렁차고, 조수미는 여린 음까지 정확하게 내지. 무엇보다 드레스가 아름다워"라는 꽤나 분석적인 댓글까지 다양하게 달렸다.

각각 한국과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불려 온 소프라노 두 사람이 이틀 간격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조수미가 20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7개국의 유명 가곡을 그 나라 언어로 부르는 '보이스 오브 스프링'으로 무대에 오르고 드세이는 22일 독일ㆍ프랑스ㆍ러시아 주류 낭만파 작곡가들의 대표 가곡을 들려 주는 첫 내한 독창회를 한다.

조수미는 지난해 대중적인 레퍼토리로 야외 공연을 하는 등 한국에서는 유독 대중적 감수성의 무대에 자주 섰다. 하지만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비니쉔코, 바이올리니스트 안나 페도토바, 어린 시절 벨기에에 입양된 클래식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얀센스와 함께 꾸미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다.

1부에서는 바흐의 칸타타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요 힘이시라' 중 아리아 '기쁨과 갈망', 비숍의 '보라 저 다정한 종달새를', 한(Hahn)의 '만일 나의 시가 날개를 가진다면' 등 독일ㆍ영국ㆍ프랑스 가곡을 들려 준다. 조수미는 최근 바흐 아리아가 담긴 솔로 앨범을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발매하기도 했다. 2부에서는 투리나의 연가곡 '노래 형식의 시' 중 '노래', 빌라-로보스의 교향시 '아마존의 숲' 중 '감성적인 멜로디', 이흥렬의 '꽃 구름 속에'와 김순남의 '산유화', 비토리오 몬티의 '차르다스'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등 스페인ㆍ포르투갈ㆍ한국ㆍ이탈리아의 가곡을 부른다.

드세이는 들리브 오페라 '라크메'의 라크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등 소프라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음역대의 배역들로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인정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오페라 은퇴를 선언하고 독창회를 열고 있으며 성악가가 되기 전 활동했던 연극 무대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번 독창회에서는 클라라 슈만, 브람스, 뒤파르크, 풀랑크, 라흐마니노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드뷔시, 들리브 등의 대표 가곡을 들려 준다. 독주자이자 실내악 연주자로도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필립 카사르가 협연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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