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F조에서 포르투갈, 이스라엘 등과 한 조에 속해 10경기에서 5실점(20득점)만 허용할 정도로 두터운 수비를 자랑했다. 그 중심에는 2006년부터 9년째 골문을 지키고 있는 캡틴 이고르 아킨페프(28ㆍCSKA 모스크바)가 있다.
전설적인 골키퍼 레프 야신의 후계자로 꼽히는 아킨페프는 4세 때부터 CSKA 모스크바 산하 클럽에서 유소년 교육을 받았다. 조금씩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03년에 만 17세의 나이에 선배들을 제치고 CSKA 모스크바의 주전 골키퍼로 출전해 유명세를 탔다. 2004년에는 18세 20일의 나이(역대 최연소 3위)에 러시아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발탁, 노르웨이와의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2006년부터 지금까지 대표팀 No.1 골키퍼 자리는 아킨페프의 몫이다.
아킨페프는 키가 186㎝로 크진 않지만 순발력이 탁월하다. 특히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의 상대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이용해 막아내는 능력은 단연 세계 최고로 평가된다. 게다가 중앙수비수 알렉세이 베레주츠키(31),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35ㆍ이상 CSKA 모스크바)와 10년째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어 수비진 조율 능력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핸들링(공을 다루는 기술)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아킨페프는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2006년부터 대표팀 골문을 지켜 A매치 66경기에서 50골만 허용했다. 러시아 수비진이 아킨페프의 출전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11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8경기 연속 무실점(761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해 말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의 키 플레이어로 아킨페프를 선정했다.
그는 CSKA 모스크바에도 수 차례 우승을 안겼다. 4차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포함, 2004~05 시즌에는 유로파리그의 전신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도 이끌었다. 러시아의 최우수 골키퍼에게 수여하는 ‘레프 야신상’은 6차례나 받았다. 2003년부터 올 시즌까지 러시아 리그 방어율은 0점 대. 278경기에 출전해 218골(경기당 평균 0.78실점)만 내줬을 뿐이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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