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감독의 대학생 아들이 자신을 거부한 여성들이 원망스럽다며 유튜브에 ‘살인 예고’ 동영상을 올린 뒤 3명을 흉기로 찌르고,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등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용의자는 이 과정에서 차를 몰고 다니며 행인에게 총을 난사하고 경찰과 총격을 벌여 8명이 총상을 입는 등 최소 13명이 크게 다쳤다.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오후 영화 ‘헝거 게임’의 조감독 피터 로저의 아들 엘리엇(22)이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UCSB) 근처 해변의 소도시 아일라비스타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서 남자 룸메이트 세 명을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 엘리엇은 곧장 여학생 클럽 회관으로 가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건물 밖에 서 있던 세 명의 젊은 여성에게 총을 쏴 그 중 UCSB에 다니는 여학생 두 명을 숨지게 했다. 엘리엇은 또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근처 식품 판매점으로 옮겨선 안에 있던 다른 UCSB 남학생에게 총을 쏴 목숨을 잃게 했다.
그는 이어 아일라비스타 지역을 차를 타고 돌며 행인들에게 총을 난사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을 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 두 명을 치었다.
그의 차량은 이후 주차돼 있던 다른 차를 들이받아 멈췄고, 그는 파손된 자신의 차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의 머리에는 스스로 쏜 것으로 보이는 총상이 있었다. 당국은 그의 차 안에서 반자동 권총 세 자루와 남은 총알 400개 이상을 찾아냈다.
경찰은 용의자가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었다고 전하고 유튜브에 올라 있는 한 동영상과 관련이 있다며 “이것은 미리 계획된 대량살인”이라고 말했다.
‘엘리엇 로저의 응징’라는 제목이 붙은 유튜브 동영상에는 자신을 엘리엇 로저로 소개한 젊은 남성이 BMW로 보이는 자동차의 운전석에 앉아서 약 7분에 걸쳐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남성은 “내일은 응징의 날”이라며 “여자들은 다른 남자들에게는 애정과 섹스, 사랑을 줬지만 내게는 단 한 번도 준 적이 없다. 나는 22살인데 아직도 여자와 키스해 본 적도 없다”며 외로움과 좌절감을 호소했다. 이어 “여대생 기숙사에 있는 여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아일라비스타의 거리로 나와서 모든 사람들을 죽이겠다”며 세상에 대한 극단적 적개심을 드러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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