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셴코 "타협 않겠다" 강경대응 천명하면서도
러시아와 관계 진전 희망 강온 양면전략 펼치는 듯
재벌 출신인 페트로 포로셴코의 우크라이나 대선 승리가 확정된 26일 동부 도네츠크에서정부군과 친 러시아계 분리주의 민병대간 격렬한 교전이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당선 직후 러시아에 관계 진전을 요청한 포로셴코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세력에 대해선 힘으로 밀어붙이는 강온 양면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 통신에 따르면 분리주의 민병대는 27일 동부 도네츠크에서 정부군에 맞서 싸우던 민병대 중 최소 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26일 새벽 정부군이 도네츠크 공항을 무력 장악한 분리주의 무장 민병대를 상대로 공항 탈환작전을 펼치면서 교전이 시작됐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정부군은 투항 최후통첩을 거부한 민병대에 4대의 전투기까지 동원해 공격했다. AFP 통신은 “도네츠크시의 모든 도로가 폐쇄되고 전투기들이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등 흡사 전쟁터 같았다”고 보도했다. 공항에서 시작된 정부군과 민병대간 교전은 도네츠크주 주도인 도네츠크시의 기차역 주변과 시 외곽, 도네츠크주 제2도시 마리우폴로 번졌다.
신속하고도 과감한 정부군의 공격에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이날 정부군 소탕을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포로셴코가 당선 직후 강력한 영토 수호 의지를 담아 군사행동을 지시했다”고 분석했다. 포로셴코는 이날 교전에 앞선 대통령 당선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돈바스(동부)지역을 가장 먼저 방문하고, 테러리스트(분리독립 무장세력)와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 세력간 격한 대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그러나 동부 분리주의 세력을 배후 조종하는 러시아에는 대화를 요청하는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포로셴코는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문제 해결은 러시아의 참여 없이 불가능하다”며 이르면 내달 초 러시아 방문을 희망했다. 동부지역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할 권리 등 러시아계 주민들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포로셴코의 러시아 방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이날 교전 직후 우크라이나 정부에 자국민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중단하라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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