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때리기ㆍ편들기 이중태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죽는다고 범죄 안 없어져"
2009년 병상에 있던 DJ
비자금ㆍ재산 의혹 조사 요구
극도의 적대적 시각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깜짝 발탁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40년 가까이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한 중견 언론인 출신이다. 언론계에서는 보수 논객으로 통하지만 그가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대기자, 주필 등의 자격으로 쓴 칼럼은 보다 강한 보수색채여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일부 언론시민단체와 야권이 ‘보수 패권 지향’ ‘극우 성향’이라고 공격했고 심지어 그가 몸담고 있던 중앙일보에서도 논란이 됐다.
문 후보자는 특히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게 극도로 비판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직후인 2009년 5월 26일 ‘공인의 죽음’이라는 칼럼에서 문 후보자는 “자연인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공인으로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며 “당사자가 죽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공소권이 상실된다고는 하지만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병상에 있던 2009년 8월 4일에는 ‘마지막 남은 일’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며 “그러나 이제는 너무 늦었다...이런 제기된 의혹들을 그대로 덮어 두기로 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는 북한 핵 현안에 대해서도 ‘전쟁불사’ ‘핵무장’등으로 강경 보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어둠의 끝은 통일의 시작이다’는 칼럼에서 “핵폭탄에 공격용, 방어용이 따로 있는가. 악을 보고 악이라고 왜 분명히 말하지 못하는가. (중략) 전쟁이 무서워 피할 때 우리는 볼모가 된다. 전쟁을 각오하고 나서야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는 무상급식 논란이 한창이던 2010년3월16일에는 ‘공짜 점심은 싫다’는 칼럼에서 “공짜 점심은…의식주를 포함해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때 독립적인 개인은 사라지고 의타적인 인간만이 넘치게 된다”며 무상급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접근법이 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1년 4월 5일 ‘박근혜 현상’이란 칼럼에서 “5년은 국민이 그(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나라를 다스릴 권한을 위임한 불가침의 기간인데 왜 앞질러서 그의 권력을 훼손하려 드는가”라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다가 박 대통령이 막상 당선되자 2012년 12월 25일에는 ‘하늘의 평화’라는 칼럼에서 “반대의 결과가 되었을 때 지금 이 나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역사의 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라며 “마치 동화에서 수호천사가 갑자기 나타나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구해주듯이 말이다”고 박 대통령을 편들었다.
문 후보자는 특히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이사를 지낸 것으로 나타나 전격 발탁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재단의 모태가 된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발기인 총회에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가 재단 설립 인가를 받은 뒤 초대 이사장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선임됐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충북 청주(66) ▦서울고ㆍ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서울대 정치학 박사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ㆍ워싱턴 특파원ㆍ정치부장ㆍ미주총국장ㆍ논설위원실장ㆍ논설주간ㆍ주필ㆍ대기자 ▦관훈클럽 총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관악언론인회 회장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 ▦부인 채관숙씨와 3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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