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격 떨어트린 이란의 극단적인 수비 축구
[부제목]이란-나이지리아전 지루한 축구에 관중 일제히 야유
90분 내내 수비 축구로 일관한 이란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첫 무승부, 무득점 경기를 만들었다. 관중은 일제히 이란 대표팀을 향해 야유를 보냈지만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란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쿠리치바의 바이샤다 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란은 공격에 대한 의지가 없는 지독한 수비축구를 펼쳤고, 나이지리아는 이를 전혀 뚫지 못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운영으로 많은 골을 만들어냈던 이전 경기들과 너무나 다른 경기였다.
나이지리아의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첼시)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을 향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 모두 실망했다. 모든 대회에서 첫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란이 경기하는 방식을 보면 알겠지만 그들은 11명의 선수가 모두 경기 내내 공 뒤에 숨었다. 그래서 기회를 만들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뒤로 물러섰고, 경기는 힘들어졌다”면서 “우리는 이기길 원했지만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방식을 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힘들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다”며 “우리는 강한 팀을 상대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필요가 있었다”고 수비 위주의 축구를 펼친 이유를 설명했다.
이란은 오는 22일 오전 1시 F조 최강으로 평가 받는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아르헨티나는 분명 나이지리아보다 훨씬 강한 팀이다. 앞으로 더 극단적인 수비 축구가 나올 수도 있다.
이란은 아르헨티나와 비겨 승점 1을 확보하고 26일 오전 1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해 1승2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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