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8일 아마존닷컴을 고소했다. 어린이들이 아마존닷컴이 출시한 단말기에서 모바일 앱 게임을 하면서 부모 동의 없이 신용카드를 이용, 아이템 구입비 등으로 수백만 달러를 쓰는 걸 방치한 혐의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통상위원회(FTC)가 제기한 이번 소송의 목적은 아마존처럼 온라인 소매상들이 부모 동의 없이 벌어들인 돈을 환수하고 비밀번호나 이와 유사한 부모 동의 인증절차가 없는 아마존의 관행을 바로잡는 데 있다.
‘공인되지 않은 요금’은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임과 같은 모바일 앱들과 연관성이 깊다. FTC 관계자는 “모바일 앱은 무료로 다운받는 대신 이용자들은 게임 내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FTC는 ‘빙하시대 마을’ 게임을 맹비난했다. 이 게임에서 어린이들은 고대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 화폐를 지불해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한 어린이의 부모는 “모바일 앱 게임은 ‘현금의 덫’ 같다”며 “아들이 65달러를 허락 없이 썼다”고 불평했다. 이 앱들은 아마존의 킨들파이브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운영하는 단말기에서 사용된다.
정부의 소송에 대해 아마존은 공식 언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아마존은 7월 1일 부사장 앤드류 데보레가 FTC 의장에게 보낸 편지를 참고해 달라고 했다. 그 편지에서 아마존은 FTC가 만일 1월에 애플이 한 것처럼 FTC 지시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마존에 대해 소송을 하겠다는 위협에 항의했다. 데보레는 또 “우리는 법정에서 방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정부는 올해 1월 애플에 유사한 소송을 건 후 애플로부터 어린이들이 사용한 3,250만달러를 소비자들에게 되돌려 주고 앱 내 결제는 부모들의 동의를 받는 것으로 결제 관행을 바꾸기로 했다.
FTC에 따르면 아마존은 정부와의 갈등이 커지자 2012년 대량 구입 때는 패스워드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공인되지 않은 요금’에 대처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모든 구매로 확산됐다. 하지만 한 번 비밀번호가 입력되면 구입 창은 한 시간 정도 열려 있다. 이는 추가적인 비용 지불이 부모의 인식 없이도 가능해 여전히 문제점이 있다는 뜻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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