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다 골에 빛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도, 두 대회 연속 득점왕을 노리던 토마스 뮐러(바르에른 뮌헨)도 아니었다. 매번 4강 언저리에 머물던 ‘전차 군단’ 독일에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긴 건 스물 두 살의 영건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이었다.
괴체는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0-0으로 맞서던 연장 후반 8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안드레 쉬를레(첼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가슴으로 절묘하게 받아 곧장 왼발로 때려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2-2)에서 월드컵 첫 번째 골 맛을 본 괴체는 그림 같은 생애 두 번째 골로 독일의 영웅이 됐다.
괴체는 타고난 축구 센스와 볼을 다루는 기술, 빠른 슈팅을 모두 갖춘데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어린 시절부터 ‘만능선수’로 촉망 받았다. 9살 때부터 도르트문트 유소년팀에서 성장했고, 2군을 거쳐 2009년부터 도르트문트 성인팀에서 뛰며 독일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2010~11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이후 리그 최고 팀인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또 한 번 주목 받았다. 뮌헨에서는 도르트문트에서만큼 자리를 잡지 못했으나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0골을 기록하는 등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괴체는 이번 대회에서 그를 중심으로 한 독일의 제로톱이 예상만큼 파괴력을 선보이지 못하자 비난을 받았다. 더욱이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며 베테랑 클로제에게 자리를 내주고 백업 신세가 됐다.
하지만 이날 괴체는 특급 조커 임무를 완수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증명해냈다. 세계 축구 ‘2인자’ 이미지가 굳어진 독일을 ‘1인자’로 만드는 결정타를 날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후의 주인공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괴체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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