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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게스·포그바 '뜨고' 클로제·카시야스 '지고'

입력
2014.07.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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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맨앞). 연합뉴스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맨앞). 연합뉴스

브라질 하늘에도 새 별들은 화려하게 떠올랐다.

그런가하면 세계를 호령하던 선수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영광스럽거나 불명예스러운 고별 무대를 맞았다.

14일(한국시간) 끝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밝게 빛난 별은 콜롬비아의 '신성' 하메스 로드리게스(23·모나코)였다.

콜롬비아는 8강에서 질주를 멈췄지만 로드리게스는 5경기 모두에서 6골에 2도움을 기록, '골든 부트(득점왕)'를 거머쥐었다.

그가 지난해 4천500만 유로(약 617억원)라는 이적료로 포르투에서 모나코로 이적할 때만 해도 지나치게 고평가된 선수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이제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현재 로드리게스를 둘러싸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 클럽'들이 치열한 영입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폴 포그바. 연합뉴스
프랑스의 폴 포그바. 연합뉴스

'레 블뢰' 군단의 '막내 사령관' 폴 포그바(21·유벤투스)는 이번 대회에서 차세대 세계 최고 중앙 미드필더로 우뚝 설 재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비록 8강에서 독일에 발목을 잡혔으나 매 경기 차분하게 중원을 장악하고 나이지리아와의 16강전에서 결승골까지 터뜨린 포그바의 활약은 프랑스의 4년 뒤를 향한 기대를 부풀리게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신인상에 해당하는 '현대 영플레이어 어워드' 수상자로 포그바를 선정해 그를 이번 대회 최고 유망주로 인정했다.

이번 대회는 '골키퍼들의 월드컵'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그 어느때보다 수문장들이 크게 주목받은 대회였다.

결국 최고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골든 글러브'는 우승팀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신들린 듯한 선방을 뽐내며 주가를 몇 배나 끌어올린 수문장들은 따로 있다.

멕시코의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왼쪽). 연합뉴스
멕시코의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왼쪽). 연합뉴스

브라질, 네덜란드 등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멕시코의 '거미손' 기예르모 오초아(29·무적)는 이번 대회가 배출한 최고 스타 가운데 한명이다.

앞선 두 대회에서 벤치에만 앉아있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주전 골키퍼 호세 코로나의 부상으로 장갑을 꼈다가 '신데렐라'가 됐다.

이제 그는 최고 20개 이상의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어느 팀을 갈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이번 대회 '돌풍의 팀'인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지킨 케일러 나바스(레반테)를 두고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대형 클럽의 '입질'이 이어지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처참한 실패를 맛본 한국에도 한줄기 빛은 있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은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렸다.

경기 결과보다도 홍명보호의 투지 실종에 더 실망한 한국 축구팬들은 벨기에와의 3차전이 끝난 뒤 손흥민이 흘린 하염없는 눈물에서 4년 뒤를 향한 희망을 봤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거나 사실상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기약하기 어려운 나이가 된 선수도 많다.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 AP 연합뉴스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 AP 연합뉴스

'무적함대' 스페인의 전성기를 이끈 다비드 비야(33·뉴욕시티)와 사비 알론소(33·레알 마드리드)는 국가대표에서 은퇴한다.

스페인은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1-5로 대패하는 등 1승 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비야는 호주와의 3차전 뒤 "나는 언제나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사랑했다"며 눈물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세계 최고 골키퍼로 꼽혔으나 7실점하며 명성에 먹칠을 한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 역시 스페인 대표팀 은퇴가 점쳐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캡틴' 요지프 요보(34·노리치시티)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은퇴를 마주했다.

그는 프랑스와의 16강전(0-2 패)에서 나이지리아의 파상공세가 거세던 후반 추가시간 자책골을 헌납했다.

요보는 나이지리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A매치 100경기에 출전,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선수다.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월드컵 우승컵을 두 아들에게 들게 한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월드컵 우승컵을 두 아들에게 들게 한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반면에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는 자신의 월드컵 인생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대회에서 2골을 넣은 그는 브라질의 호나우두(15골)를 넘어 월드컵 역대 개인 최다 득점(16골) 기록을 써 '전설'이 된 데다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이밖에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36·갈라타사라이), 잉글랜드의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 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 등도 연령으로 볼때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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