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18일 '재력가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송모(67)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A 부부장 검사의 휴대폰 등 관련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감찰본부는 지난 15일 “A 검사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직접 수사하라”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은 이후 A 검사를 접촉해 임의제출 형식으로 휴대전화를 제출 받아 통화내역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본부는 이를 통해 A 검사가 송씨와 연락을 주고 받은 흔적이 있는지, 유족에게 전화해 자신의 금품수수 내역을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는지 등을 확인한 뒤 A 검사를 소환해 금품수수의 대가성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수도권의 한 지검에 근무 중인 A 검사는 2005~2011년 10차례에 걸쳐 1,78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송씨가 남긴 매일기록부에 기재돼 있다.
검찰이 송씨 유족으로부터 제출 받은 매일기록부는 한 장에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 깨알같이 적혀있고, 네 칸으로 나뉘어 있다. 첫째 칸에는 날짜, 둘째 칸에는 이름, 액수, 수입 및 지출(월급합, 세금합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A, B, C, D 표시가 적혀 있다. 셋째 칸은 총 액수이며, 마지막 비고 칸에는 은행계좌 번호, 약속 시간과 장소 등 특이사항이 들어있다.
일부 내용은 수정액으로 지워져 있어 검찰은 애초에 장부에 A 검사가 단 2회만 등장한다고 했었다. 마지막 장에 붙어 있던 별도의 요약정리된 내용도 찢겨진 상태다. 검찰은 A 검사의 요청에 의해 송씨 유족이 장부 내용을 훼손한 것인지 여부도 유족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송씨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4일 경찰에 체포될 당시 차 안에 5만원권으로 1,000만원의 현금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영장에 따라 압수할 수 있는 물건은 김 의원의 휴대전화 5대와 범행 관련 장부 및 메모지만이었다”며 “김 의원이 ‘시정에 쓰려고 준비한 사비’라고 설명해 범죄 혐의점이 없어 압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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