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 여객기는 미사일이 기체를 직접 타격하는 공격을 받은 게 아니라 미사일이 비행기 아래 쪽에서 폭발해 그 파편들이 기체를 파고드는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 NYT 기사원문 보기)
이 신문은 산산조각 난 동체의 사진들과 군사전문기관인 IHS제인스의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추정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약 21kg의 고성능 폭발물이 실린 미사일이 여객기 아래 쪽으로 30~90m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해 파편구름(shrapnel cloud)을 만들었고 파편 하나하나가 엄청난 속력으로 기체로 돌진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폭발로 고도 1만m에서 비행하던 여객기는 먼저 크게 흔들렸고, 이어 벌집을 연상시키는 작은 구멍들이 동체에 뚫리면서 곧바로 분해되듯 조각 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미사일 파편의 흔적인 작은 구멍들과 더불어 동체의 외장 페인트가 군데군데 부풀어오른 것은 초음속미사일인 러시아제 부크(SA-11) 미사일에서처럼 장착된 탄두가 산산조각 나는 공격이 남기는 형태라는 지적이다. IHS제인스의 전문가 리드 포스터는 동체의 구멍들에 대해 “기체의 외부로부터 내부로 종류가 다른 물체가 들어왔다는 증거”라며 “구멍 주변 알루미늄의 형태나 부풀어오른 페인트로 볼 때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SA-11 미사일이 길이 5.5m에 무게 680㎏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미사일은 옛소련 시절 당시 러시아 기술진이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서방의 전투기를 공격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이 미사일이 만드는 파편구름을 가까스로 피하더라도, 파편 하나가 전투기의 엔진, 연료와 유압장치 정도는 파손시키기 충분하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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