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관심 지역인 광주 광산을 재보궐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40) 후보가 예상대로 당선됐다. 권 당선자는 개표 초반부터 선두를 지키며 60.6%의 표를 거둬가기는 했지만 22.3%라는 전국 최저 투표율로 빛이 바랬다. ‘광주의 딸’로 불리며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한 권 당선자이지만 낮은 투표율에 득표율마저 아주 높지는 않아 ‘이기고도 진 선거’라는 게 지역 정가의 평이다. 권 당선자가 놓친 나머지 표들은 통합진보당 장원섭 후보(26.4%), 새누리당 송환기 후보(7%) 등이 나눠가졌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전략공천에 따른 시민들의 반감이 상당한데다 권 당선자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 투표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결과다. 특히 권 당선자가 여권의 집중 표적이 되면서 갖은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대한 경찰 수뇌부의 축소ㆍ은폐 압력을 폭로한 데 따른 ‘보상 공천’논란을 시작으로 석사학위 논문 표절, 변호사 시절 위증교사 의혹, 남편 재산 축소 신고 논란까지 이어졌다.
권 당선자는 20여일 남짓한 선거 기간 지역구 곳곳을 직접 발로 뛰며 주민들에 다가갔다. 그는 ‘국가를 정의롭게, 국민을 편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표밭을 누볐다. 그는 “불의에 묵인해야만 출세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광주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며 “피하지 않고 맞서는 것이 광주정신이라 배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광주에서 태어나 초ㆍ중ㆍ고교와 대학까지 나온 그는 “정의를 추구하는 광주정신은 권은희의 운명이 되었다“며 “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는 불의를 접한 뒤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었기에 정면으로 맞설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권 당선자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저를 믿어주시고 품어주셨다”며 “그 선택에 응답하는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치 경험이 전무한 사람으로서 여러분들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며“오직 정의의 한 길로, 진실이 가리키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 빚을 갚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에 진출하면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 ▦4ㆍ16 세월호 특별법 제정 ▦새로운 ‘광주정치’ 시작을 약속했다. 지역 사업으로는 ▦광산구 신도심 일대에 범죄 없는 안심마을 조성 ▦수완종합체육관 건립 ▦호남고속도로 첨단 진출입로 확장 ▦첨단동과 수완동에 있는 방송국 송신소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권 당선자는 조대여고와 전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를 거쳐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역임했다. 2013년 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상과 리영희재단 리영희상, 참여연대 의인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올해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평등디딤돌상을 받았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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