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은 뒷전으로
7ㆍ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국 주도권은 사실상 여권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됐다. 당장 청와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경제활성화 대책이 전면화하면서 ‘세월호 정국’은 뒷전으로 밀리게 됐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단시간에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재보선 압승을 통해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인사 실패에 따른 수세 국면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국정 운영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후년 20대 총선 전까지 1년 8개월 가량 큰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대야관계에 대한 고려를 최소화하는 가운데 정국을 주도적으로 끌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정국을 여권의 구상에 따라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진상조사위 수사권 부여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세월호특별법 논의, 청문회 증인 선정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치열한 국정조사특위 활동 등에서 민심을 무기로 양보 없는 강경 드라이브가 가능해졌다.
동시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2기 내각 출범 이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활성화 조치는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됐다. 대출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대책과 적자를 감수한 재정 확대정책 등을 밀어붙일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여권 입장에선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7ㆍ14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지 보름여만에 ‘미니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면서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조기에 당내 안착이 가능해졌다. 조만간 단행될 당직 인선을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일 경우 김 대표는 정치권 안팎에서 무시 못할 ‘미래권력’의 한 축이 될 공산이 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의 미묘한 긴장관계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상황은 역설적으로 당청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정국 운영의 중심축을 정부 부처로 옮아가려 할 공산이 크고, 김 대표는 수평적 당청관계를 지향하면서 청와대와 긴장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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