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인이 2년 9개월간의 정치 공백을 딛고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여권 내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었던 나 당선인은 지난 2011년 10ㆍ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절치부심하다 여의도 복귀에 성공함에 따라 포스트 박근혜 시대를 이끌 여성 선두 주자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서울 동작을 선거구의 개표율이 49.1%를 기록한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 나 당선인이 51.1%의 득표율을 기록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노회찬 후보(47.6%)를 3.5%포인트 격차로 앞서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나 당선인은 이번 승리로 새누리당 여성 현역 의원 중 최다선인 3선 의원이 된다. 특히 야권 성향이 강한 서울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와 유병언씨 부실 수사 등의 선거 막판 돌출된 악재를 뚫고 당선돼 당내 대선 주자급으로 위상이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이전부터 상당한 대중성을 확보했던 나 당선인이 성공적인 여의도 복귀전을 치른데다 3선의 무게감까지 더하게 되면서 당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김무성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비주류들이 약진하고 있는 당내 환경도 친이계인 나 당선인에게 우호적이다. 최근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결과 김무성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몽준 전 의원 등의 지지율이 고만고만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 정치인으로서 차기 대권 경쟁에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나 당선인의 여의도 재입성길은 순탄치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내홍으로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으나, 이후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가 전격 사퇴하고 정의당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되면서 판세가 안개 속에 빠졌다. 더군다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 논란과 유병언씨 부실 수사 등으로 수도권 민심이 ‘세월호 심판론’에 영향을 받으면서 막판까지 손에 땀은 쥐는 승부를 벌였다.
나 당선인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회창 전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전 총재의 패배 이후 변호사로 잠시 활동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 대변인 등을 거친 나 당선인은 18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당내 두 번 연속 최고위원을 지내며 탄탄대로 걸었다. 이후 여세를 몰아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했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패한 뒤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뒀다. 남편인 김재호 판사와 1남 1녀.
▦서울(51) ▦서울여고, 서울대 법대 ▦서울행정법원 판사, 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변인, 최고위원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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