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쪽엔 신도 20만명만 입장
16일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사 집전에 대비해 경찰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 대규모 방호벽을 설치하기로 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우리나라의 첫 천주교 순교자인 윤지충(바오로)과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 미사가 열리는 16일 광화문광장부터 서울광장까지 4.5㎞ 길이의 흰색 방호벽을 설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천주교 신자만 20만 명이 참석하고 미사를 구경하는 시민들까지 합칠 경우 100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보여 현장 경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벽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방호벽은 광화문에서 시작해 덕수궁 대한문 앞과 서울광장을 에워싸는 형태로 직선 거리만 1.2㎞ 가량이며 높이는 90㎝이다.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당시 서울 강남 코엑스 주변에 설치됐던 폴리카보네이트 방호벽과 같은 재질이다.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가 구역을 나눠 경비를 분담하고, 방호벽 곳곳에 금속탐지기도 설치해 총기나 흉기 반입 등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불상사에 대비할 방침이다. 벽 안쪽에는 미리 등록한 신도 20만 명만 참석할 수 있으며 일반 시민은 벽 바깥에서 미사를 관람하게 된다.
경찰의 철통 경호는 30년 전 악몽 때문이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 당시 명동성당으로 이동하던 교황에게 한 20대 대학생이 장난감 딱총을 쏘며 차량으로 뛰어든 사건이 발생해 경찰은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번 교황 방한 기간에는 경찰관 전원이 비상 근무하는 갑호 비상령이 발령되며 개인이 소지한 총기류 6만5,000여 정도 이미 각 경찰서에 영치해 놓은 상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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