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교황 방문 즈음에 보면 좋을 명작영화 5

입력
2014.08.08 18:00
0 0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천주교인들의 관심이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다. '가난한 자의 벗'으로 불리며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러나 그 뿐만 아니라 천주교의 지도자들은 늘 희생과 봉사, 사랑의 정신으로 우리의 존경을 받아왔다. 교황 방문을 계기로 가톨릭과 사제들을 다룬 명작 영화 다섯편을 소개한다.

영화 '그 사람 추기경'의 한 장면. 마운틴픽쳐스 제공.
영화 '그 사람 추기경'의 한 장면. 마운틴픽쳐스 제공.

● 그 사람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을 회상케 하는 영화로, 지난 6일 개봉했다. 김 추기경의 마지막 3년간의 발자취를 기록한 선종 5주기 추모 다큐멘터리인데, 평화방송이 그동안 보관해두었던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이다. 영상은 김 추기경 선종 직전 3년 동안 그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이 영화는 세상에 알려진 ‘추기경 김수환’이 아닌 죽음을 앞두고 번민하는 ‘사람 김수환’을 담았다. 그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변인들로부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어지럽고 안타까운 소식으로 심신이 지친 이들이라면 그의 따뜻한 음성과 해맑은 미소를 다시 떠올리게 해줄 것이다.

● 마더 데레사의 편지

교황 방한에 맞춰 전 세계 최초로 8월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이 영화는 데레사 수녀가 1948년부터 생을 마감하기까지 50년간 써 내려갔던 편지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그녀가 살아온 세월과 내면의 고통, 고뇌를 재구성해 그린 작품이다.

생전에 자신은 그저 하느님의 손에 쥐어진 연필에 불과하다며 자신의 활동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거부했던 데레사 수녀는 자신이 쓴 편지를 사후에 불태워 주길 바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녀의 편지를 공개하는 것이 어쩌면 하나님의 뜻일지 모른다고 생각한 엑셈 신부에 의해 마더 데레사의 편지는 책으로 출간됐다.

이후 이 책을 접한 가톨릭 신자인 윌리엄 리에드 감독에 의해 영화로 탄생하게 됐다. 감독은 알바니아의 한 소녀가 가난한 자들의 어머니로 거듭나기까지 그녀의 고민과 함께 그녀가 겪은 삶의 힘든 순간들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감독 난니 모레티)

교황이 죽고 새로운 교황을 뽑으려 하나 어떤 추기경들도 교황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수 차례의 투표 끝에 무명의 추기경이 등 떠밀리듯 교황으로 선출된다. 새 교황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바티칸을 도망친다. 카톨릭 사제들 마저 세상의 시름을 떠안고 싶지 않은 현실을 다룬 블랙코미디이다. 영화는 종교적 차원을 넘어 극도의 중압감에 시달리는 한 인간의 진솔한 고민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연기파 배우 미셸 피콜리의 진솔한 연기가 이런 교황의 용기 있는 결단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비밀리에 진행되는 엄숙한 콘클라베에서 다른 추기경이 적는 것을 커닝하거나 누군가의 이름을 썼다가 지우는 추기경들. "주여 저는 아니라고 해주소서" "주여 제발 제가 뽑히지 않게 해주십시오"라며 남몰래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감독의 위트도 느껴진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감독 겸 배우 난니 모레티의 작품으로, 2011년 제64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이탈리아 개봉 당시 24주간 장기 상영되기도 했다.

● 마태복음(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이 영화는 가난하고 힘 없는 자들의 편에 서고자 했던 예수의 일대기를 그렸다. 예수를 좌파적 인식을 지닌 진보주의자로 그렸다. 예수의 삶을 그린 영화 중 최고의 수작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영화계의 거장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감독의 작품으로 예수의 삶과 말씀인 마태복음 1장에서 28장까지의 전과정을 기록영화 스타일로 그린 작품이다.예수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감독은 성경말씀을 토대로 한 장면구성과 바흐 모차르트의 종교음악 등을 삽입해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이 영화는 실존하는 한 가난한 마을에서 촬영됐으며 일반인을 배우로 동원하기도 했다. 평론가들은 종교적 영감을 가장 감동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종교영화이면서도 베니스영화제의 심사위원 특별상(1964), 국제 비평가협회 대상, 최우수 촬영상과 기독교 영화제 대상(1965)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 돈 카밀로 신부의 작은 전쟁(감독 줄리앙 뒤비비에르)

세계 2차 대전 직후 이탈리아 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신부 돈 카밀로와 읍장 페포네의 우정과 갈등을 감동 깃든 웃음으로 전한다. 문화와 사상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돈 카밀로 신부는 국내에서는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으로 잘 알려진 소설 속에 나오는 캐릭터이다. 이탈리아 작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작품.

특히 이 영화는 1950년대 이탈리아의 시대상과 정치상을 엿볼 수 있다. 이념 대립에 지친 이탈리아 상황을 반영하며 종국에는 협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돈 카밀로 신부와 혁명주의자이지만 따뜻한 심성을 지닌 페포네 읍장은 따뜻함과 유쾌함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6편에 달하는 시리즈 가운데 제일 처음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합작했다. 페르난델이 돈 카밀로 신부로, 지노 체르비가 페포네 읍장으로 단짝을 이뤄 5편에 함께 나왔다.1972년 여섯 번째 시리즈 촬영에도 함께 하려 했으나 페르난델의 건강 악화로 6편은 새로운 캐스팅으로 교체됐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