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9일 고위급접촉 열자" 의제 범위는 제한 않기로
통일부는 북한 母子 보건사업에 1330만弗 지원 방침 밝혀
정부가 11일 북한에 제2차 남북 고위급접촉 개최를 전격 제의했다. 정부는 또 북한 모자(母子) 보건 지원 사업에 1,330만달러(약 137억원)를 지원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아 잇따라 대북 유화제스처를 취한 것은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이 본격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10분쯤 김규현(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수석대표 명의로 북한에 통지문을 보내 제2차 남북 고위급접촉 개최를 제의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 준비에 필요한 기간 등을 고려해 회담 일자를 8월 19일로 제시했으며 장소는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위급접촉의 의제는 범위를 제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 추석 계기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비롯한 쌍방의 관심사항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특정 의제는 배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북한이 원할 경우 5ㆍ24조치나 금강산 관광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두 사안에 대한 기조변화도 시사했다. 정부는 지난달 실무접촉 결렬로 난항을 겪고 있는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여와 관련된 논의도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북한이 접촉에 응할 경우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도 적극 설명하겠다는 방침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제의는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남북 간에 당면한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해 나가자는 취지”라면서 “접촉이 성사되면 드레스덴 선언이나 통일준비위 발족과 관련해 북측에 소상하게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광복절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북한의 참석이 확실시 되는 아시안게임 등에 앞서 북한에 전격 제안을 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정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류 장관도 “9월에는 아시안게임도 있고 북한이 고위급 접촉을 수용하면 남북관계 중요 일정이 있게 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도 밝혔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는 세계식량계획(WFP)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북한 모자 보건 사업에 각각 700만 달러, 630만 달러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제안에서 밝힌 모자 패키지 지원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8월과 10월 유엔아동기금(UNICEF)과 WHO의 북한 영유아 지원 사업에 각각 604만 달러, 630만 달러의 지원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북측은 정부의 제안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드레스덴 제안에 대해“흡수통일 논리이자 황당무계한 궤변”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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