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6년 만에… 병영혁신 중점, 폭력 신고 땐 포상 軍파라치 도입
윤 일병 사망사건 등에서 드러난 부대 내 가혹행위를 근절하고 장병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방부가 군인복무기본법을 제정키로 했다. 이밖에 가혹행위를 신고하는 장병을 포상하고 병사와 장교, 부모로 구성된 인권모니터단도 확대 운영된다.
국방부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병영문화 혁신 방안을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16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윤 일병 사망사건을 계기로 한 달도 채 안 돼 또다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했다.
군인복무기본법에는 장병의 권리침해 구제방안과 함께 종교생활 및 진료 보장,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 설치, 사적제재 금지, 병사 상호 간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국방부는 2005년 장병 8명이 숨진 경기 연천 GP(전방초소) 총기난사 사건 이후 병영문화 개선을 명목으로 2006년 12월 군인복무기본법을 만들어 입법예고했지만 2008년 정권 교체와 함께 국회 심의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채 법안은 폐기됐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구타와 언어폭력, 가혹행위 등을 목격한 장병이 이를 지휘관에게 신고하면 포상하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또 장병, 부모, 친구 등이 인터넷을 통해 인권침해 피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국방 통합 인권사이버시스템’을 연말까지 구축하고 장병 인권 보장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인권교관을 250명에서 2,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군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를 보면서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군 수뇌부를 질책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모두가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할 전우이자 부모들이 애간장을 태우며 무사하기를 바라는 소중한 자식”이라며 “이런 부모 마음을 짓밟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이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잇따라 터진 군부대 사건으로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와 가족의 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그 불신을 신뢰와 믿음으로 바꿀 무거운 책임이 군 지휘관에게 있다는 것을 통감해야 한다”고 군 수뇌부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군 수뇌부는 이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모든 역량과 노력을 투입해 하루빨리 새로운 병영문화를 만들어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제를 군에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