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공 통과하며 시주석에 전보… 교황청-대만 수교 후 단교 상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을 위해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국민에게 축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청과 중국 정부는 1951년 교황청과 대만의 수교 이래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14일 “각하와 각하의 국민을 축복하려 한다”며 “중국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 신의 축복을 기원한다”는 전보를 중국 영공에서 시 주석에게 보냈다.
교황이 영공을 거치는 국가에 축복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교황청의 전통이지만 중국에 메시지를 보낸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교황의 중국 영공 통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5년 방한 당시 옛 소련과 중국이 영공 통과를 거부해 북극 항로를 거쳤다. 요한 바오로 2세의 1989년 방한은 소련 항로를 통해 이뤄졌다.
교황의 중국 영공 통과와 메시지 전달은 교황청과 중국 정부의 관계 개선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따르지만 섣부른 예측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은 대만과 교황청의 단교를 관계 개선의 전제로 내세우고 있다. 천주교계에 따르면 아시아청년대회(AVD)에 참가키로 한 중국 청년 120여명 중 60여명이 중국 정부의 단속으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AVD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관광 목적으로 방한하려는 일부 가톨릭 청년들을 공항에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1970년대 가톨릭 포교를 허락했으나 교황청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독자 주교와 사제를 임명하고 있다. 중국 가톨릭 신자는 1,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교회는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중국가톨릭애국회와 교황청을 따르는 지하교회 두 가지로 나뉜다.
교황의 대중(對中) 메시지와 방한은 아시아에서 가톨릭의 영향을 확대하고자 하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교황의 아시아 방문은 1999년 인도 방문 이후 1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년 필리핀과 스리랑카도 방문할 예정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