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한마음... 교황, 13분 연설서 '평화' 12번 언급
"하나의 언어 사용, 평화의 씨앗 잘 심고 가꿔 나가면 돼"
프란치스코 교황과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정상면담과 공동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하나가 됐다. 교황은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며 치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고 박 대통령은 적극적인 대북 지원을 포함한 ‘드레스덴 구상’으로 화답했다.
방한 후 첫 공식일정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교황은 박 대통령과의 정상면담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해 강한 기대와 의지를 나타냈다. 교황은 “한국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점이 평화의 씨"라며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확신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가톨릭 교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핵과 전쟁의 공포를 종식시켜 이산가족과 탈북자 문제의 해결을 기하는 것은 평화통일로서만 가능하다”면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교황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남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전쟁과 핵 위협 아래 살고 있는 것은 치유되지 못한 상처”라며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박 대통령과 면담 직후 가진 13분간의 연설에서 ‘평화’를 12차례 언급했다. 교황은 “우리 젊은이들이 평화라는 선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성찰하는 것이 특별히 중요하다”면서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 땅 한국에서는 이런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경구절인 이사야서 32장 17절을 인용해“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이라”라고 평화에 더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박 대통령도 이 같은 교황의 방한 취지에 화답하듯 환영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오랜 세월 동안 큰 상처를 줬다”며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고 아직도 휴전선 너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평생을 그리움과 고통 속에 살고 계신 이산가족들이 우리나라에만 7만 명이 계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직접 거론하며 한반도 평화의 가장 위협적인 요인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방한에 맞춰 동해상으로 방사포를 발사하며 기습 무력시위에 나선 북한을 겨냥한 우회적인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또 세월호 참사와 22사단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 등을 의식, “그 동안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이번 교황님의 방문으로 우리 국민의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프란치스코 일정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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