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성 프란치스코' 연주로 시작… 교황, 성호 긋고 참회예식 하며 진행
에콰도르, 6000여 송이 장미 선물… 제대 꾸미고 명동성당 내부 장식 사용
교황 방한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시복식이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20분 정도 진행되는 시복식에는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인 17만명을 포함해 수십만 명, 많게는 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복식은 순교한 천주교 신자를 ‘복자(福者)’ 즉 성인 전 단계로 인정하는 의식으로 이번 시복식에서는 윤지충 바오로 등 124위가 복자로 선포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서소문순교성지를 참배한 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오픈카에 올라 광화문광장 주변을 돌고 주교단과 함께 중앙통로로 입장한다. 교황의 입장에 앞서 천주교인인 백건우(세례명 요셉마리)씨가 프란츠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 중 첫째 곡인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약 8분간 연주한다.
시복식은 교황과 미사를 공동 집전하는 염수정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성호를 긋고 죄를 반성하는 참회 예식과 자비송을 바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교황은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라 부르고 5월 29일에 그들의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한다”는 내용의 시복 선언을 한다.
제단 좌우에는 미사 집전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600인치짜리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며 광화문광장 북단부터 서울광장 남단 구간에도 300∼400인치짜리 대형 스크린이 달린 푸른색 LED타워 23개가 설치된다. 시복식 행사장 입장 시각은 행사 6시간 전인 16일 오전 4시인데 초청장과 신분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한편 에콰도르는 교황의 방한을 기념해 한국에 장미 6,000여 송이를 보내왔다. 에콰도르 장미는 강렬한 색상과 수명을 보장하는 길고 굵은 줄기, 다양한 종류와 크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교황 후안 파블로 2세와 교황 요한 23세의 시성식, 앨버트 모나코 왕자의 결혼식, 윌리엄 영국 왕자의 아들 조지의 탄생일, 프랑스 칸 영화제 개막식 등에 사용되는 등 유럽ㆍ미국 상류층의 고급 행사에 장식용으로 애용된다.
주한 에콰도르 대사관은 “장미는 대한민국에 대한 우애의 표시”라며 “장미는 교황이 한국에서 집전하는 미사 때 제단 장식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12일 한국에 도착한 에콰도르 장미는 16일 시복식 제단을 꾸미고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때 명동성당 내부를 장식하는데 사용된다. 시복식 제단과 명동성당을 꾸미는데 사용되는 장미는 흰색, 베이지색 그리고 분홍 계열의 장미 14종이다. 에콰도르 대사관은 “남미에서 배출된 첫 교황의 특별한 한국 방문에 에콰도르 장미로써 평화의 메시지를 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 교인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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