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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서산시민들 프란치스코 교황 '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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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서산시민들 프란치스코 교황 '영접'

입력
2014.08.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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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을 위해 17일 오전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성지를 방문,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서산=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을 위해 17일 오전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성지를 방문,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서산=사진공동취재단.

"교황님은 종교나 정파를 초월하시는 분이잖아요. 교황님이 전쟁이 없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시고, 우리 가족들도 행복하게 해주시리라는 소망을 갖고 이곳을 찾았어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충남 서산을 방문한 17일 오전 서산시 해미면 해미순교성지 근처 도로변에 자리잡고 있던 이경주(35·여)씨는 교황을 기다리는 마음을 이렇게 토로했다.

인근 홍성군에 사는 개신교 신자라는 이씨는 이날 승용차를 타고 현지를 방문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전날 해미면에 사는 언니집에서 잠을 잔 뒤 이른 아침 행사장을 찾았다.

오전 10시 40분께 교황을 태운 헬기가 행사장 상공을 선회하면서부터 연도에 나와 있던 1천여명의 가톨릭 신자와 시민들은 휴대전화나 카메라를 꺼내 교황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애썼다.

10시 50분께 행사장 인근 해미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검은색 계통의 쏘울 승용차에 올라탄 뒤 가톨릭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가 열리는 해미읍성과 해미 시가지를 지나 2㎞ 가량 떨어진 해미순교성지로 향했다.

교황은 쏘울 승용차 뒷좌석에 탄 채 이동하면서 환호하는 연도의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했다.

5분여 간 차량을 타고 이동한 교황은 10시 55분께 해미순교성지에 도착해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완섭 서산시장 등의 영접을 받은 뒤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 및 오찬을 위해 성지 내 성당으로 들어섰다.

일명 '여숫골'로 불리는 해미순교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이후 1882년까지 이어진 천주교 박해 당시 신자 1천여명이 생매장당한 성지다.

이날 해미면 일대는 빗속에도 교황의 모습을 보려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렸고, 서산시는 식당가의 간판과 교황 이동로, 인도의 보도블록 등을 모두 새롭게 단장하고 교황을 맞았다.

해미면 시가지 일대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우리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와 교황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환영 분위기를 살렸다.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든 시민들은 교황이 도착하기 2시간 전부터 일행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교황을 기다렸다.

유모차에 젖먹이를 안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고, 교황이 지나가는 도로변에 미리 준비한 간이 철제의자를 펴놓고 있는 주민들도 있었다.

대전에서 교황을 보기 위해 부인과 함께 이른 새벽에 왔다는 김시옥(53)씨는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하지 못해 해미를 찾았다"며 "세상이 너무 험하지만 힘든 사람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교황님이 힘써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해미순교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단과 만남의 자리를 가진 뒤 오찬을 함께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산의 지역 특산물인 6쪽마늘과 뻘낙지가 포함된 점심 식사를 한다.

메인메뉴로 6쪽마늘이 가미된 한우등심구이가 상에 오르며 간식으로 6쪽마늘이 들어간 빵과 페이스트리가 제공된다.

뻘낙지도 죽 형태로 상에 올라 교황의 입맛을 돋우며, 후식으로 토종생강이 첨가된 한과가 상에 오른다.

나머지 식단은 꽃게찜과 채소쌈, 백김치, 제철과일 등으로 구성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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