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추천권 가장 큰 이견
MB 사저 의혹 때처럼 유가족, 전권 보장 요구
여야 원내대표가 19일 재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잠정 합의안과 유가족들 요구 사항의 가장 큰 차이는 특검 추천권에 있다. 여야 잠정 합의안은 상설특검법 테두리 안에서 유족 측의 의견을 반영해 추천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유가족들의 요구는 야당이나 유가족 측에 특검 추천과 관련해 사실상의 전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여야 합의안의 특검 추천 방식은 상설특검법에 따라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국회 추천 위원 4명(여야 각각 2명) 등 7명으로 구성되는 특검추천위가 2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선택하는 구조다. 여야 합의안은 여기에서 국회 추천위원 4명 중 여당 몫 2명에 대해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추천권은 상설특검법에 따라 여당이 여전히 행사하되, 유족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에서처럼 야당이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검 추천위를 통하지 않고 야당이나 유족 측이 직접 특검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그러면서 ‘차선책’으로 특검 추천위를 구성하더라도 국회 추천 위원 4명 모두를 야당이나 진상조사위가 추천하는 안을 제시했다. 여당의 추천권 행사는 아예 배제하자는 것이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여당 몫을 추천할 때 유족과 야당의 동의를 얻는다고 했지만, 여당이 결국 추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끌며 특검 추천 절차를 표류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유족 측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실정법을 변형해 가면서 까지는 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고, 당내 일각에서는 여당 몫 2명을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 이번 합의안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특별법이 특검 추천 문제를 두고 장기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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