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시민 참여도 늘어 "죽어가는 유민 아빠 살려야"
유가족들 청와대 근처 농성 계속, 서울대 동문 등 오늘 청와대 행진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관련, 유가족들이 “대통령은 답을 달라”며 청와대 앞에서 3일째 농성을 이어갔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을 해오던 김영오(46ㆍ고 유민양 아버지)씨가 병원으로 실려간 가운데, 시민들의 동조 단식 물결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ㆍ실종자ㆍ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는 24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가족들의 요구가 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이 슬픈 농성이 하루 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가족 40여명은 김영오씨가 병원에 입원한 22일부터 이 곳에서 교대로 노숙을 하며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23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영오씨가 죽어가고 있다. 믿을 것은 대통령 밖에 없으니 답을 달라”고 촉구했다.
김씨는 24일 혈압 120/70 mmHg, 맥박 평균 60회로 안정을 되찾았으며, 혈당 수치는 85mg /㎗ 로(정상 기준 80~120mg /㎗) 건강이 호전됐다. 하지만 두통과 근육통 증상이 남아있으며 거동은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매 끼니마다 제공되는 미음도 여전히 거부해 42일째 단식 중이다.
김씨가 병원에 실려간 뒤 주말 동안 서울 광화문광장은 나들이를 포기하고 단식 농성에 힘을 보태겠다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이재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오전에는 100여명이 자리를 지켰고, 낮 시간대에는 300명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국민대책회의 따르면 현장을 포함, 온라인을 통해 단식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이들은 22일까지 2만명이 넘었다.
직장인 위길연(53)씨는 “아빠로서 유민이 아버지의 심정을 모르는 척할 수 없었다”며 “22일과 23일 이틀 동참하고 매주 주말마다 또 와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단식 이틀째인 대학생 차민구(21)씨도 “유민 아빠의 단식이 너무 오래 돼 뇌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심각한데도 아무것도 해결되는 게 없는 현실에 무력감과 자괴감이 들어 나왔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문화제 집회에는 시민 1,000여명이 참석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유족인 윤경희(38ㆍ고 김시연양 어머니)씨는 “힘이 없는 부모들이 밖에서 이렇게 싸우고 있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이경환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유가족 곁에 대학생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서울대 총학생회는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고 여야가 이 마을을 받아주기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25일 서울대 민주동문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교수님들과 함께 모여 서울대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김진욱기자 kimjinu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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