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반지하디스트법 추진… 오스트리아, 출국하려던 10명 구속
이라크 반군 이슬람국가(IS)의 미국인 기자 참수 이후 유럽 각국이 IS 단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1,400만에 이르는 유럽 이슬람교도 중 일부가 IS 성전(聖戰)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이들이 유럽 등지에서 테러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자국 내 이슬람 급진세력 확산을 막기 위해 이와 관련된 단체와 종교지도자의 공개 활동을 금지하고 대응기구를 설치하는 반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법을 추진하고 나섰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이슬람 급진운동에 가담하는 자국 출신의 지하디스트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의 반사회적 행동을 사전에 차단하는 신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메이 장관은 영국 일간지 기고를 통해 “지하디스트의 위협은 앞으로 수십 년간 영국 사회를 괴롭힐 것”이라며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법적 권한과 수단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내무부는 이 같은 입법을 통해 테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경우라도 급진적인 무슬림 지도자의 설교나 포교 활동을 금지하고, 급진 이념을 표방하는 단체의 활동과 가입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 급진세력의 반사회적 활동에 맞서 이에 대응하는 공적기구를 설치하고 학교와 자치단체 등에 급진주의 세력에 맞서도록 하는 법적 의무를 부여할 방침이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상당수의 영국인 급진주의자가 끔찍한 범죄행위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들이 언젠가 영국으로 돌아오면 국내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최근 시리아 성전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하려던 10명을 구속하는 일도 있었다. 오스트리아 연방 헌법보호ㆍ테러대책국과 내무부 특별부대는 지난 18일 남부 케른텐주와 동부 헝가리 접경의 부르겐란트주에서 17~32세 이슬람교도들을 체포했다. 미성년이어서 바로 석방된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은 체첸 난민(8명)과 터키계 오스트리아인이었다. 이들은 눈에 띄지 않도록 두 개 그룹으로 나누어 발칸 반도를 경유해 터키에 들어간 뒤 시리아로 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정부도 테러 가담 혐의자에 대한 통화기록 수집과 구금 등을 쉽게 하는 새 테러방지법 도입을 추진 중이다. 토니 애벗 총리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든 호주민은 ‘호주팀’(Team Australia)의 일원이 돼야 한다”며 여기에 합류하지 않으려면 “이 나라로 이민을 오지 마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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