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대장 등 5명 검찰에 고소 "버스 타려는데 포위해 사실상 감금"
시민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경찰이 직권을 남용하고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민변은 31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송파경찰서 34기동대장을 직권남용과 폭력 등 혐의로 피해 시민 7명을 대리해 1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시민들의 신고를 받았지만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도 함께 고소하기로 했다.
민변에 따르면 34기동대는 이달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를 마친 뒤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시민들을 막고 물리력을 행사했다. 고소인 남덕현씨는 “경찰이 이유 없이 시민들을 막고 행선지를 물었다”며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ㅁ’자 모양으로 포위해 한 시간이나 불법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류하경 민변 변호사는 “한 시민은 버스정류장에 주저앉아 있다가 경찰에게 몸을 들려 인도 위에 내팽개쳐지면서 부상을 입어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은 경찰의 위법 행위에 대해 112신고를 했지만 출동한 경찰관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류 변호사는 “종로경찰서 청운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신고자도 만나지 않고 돌아갔다”면서 “현장에 있던 종로경찰서 경비계장도 34기동대의 위법행위를 인지한 상태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영국 민변 변호사는 “불법 채증, 청와대 부근 시민 통행권 방해 등 박근혜 정부 들어 경찰권 남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세월호 집회 방해와 통행권 침해 사례들을 모아 지속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희생자ㆍ실종자ㆍ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대책위원회는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특별법을 제정하라 청와대는 응답하라 국민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유가족 면담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집회에는 유가족 30여명과 시민 4,000여명(경찰추산 2,000여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광화문광장 주변에 경찰 버스로 벽을 치고 30개 중대 2,400여명을 투입, 이들의 청와대 진출을 막았다.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 300여명은 유가족들이 농성 중인 청운동 주민센터로 개별 이동, 2시간 넘게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다. 안산 단원고 학생 고 김영은양의 아버지는 “추석 지나기 전 대통령께서 응답을 해주시면 좋겠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서둘러 제사만 지내고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솔직히 지친다”고 한숨지었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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