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반복 속 법안처리 밀려… 120일 넘게 '입법제로'
19대 국회가 여야의 극한 대립 탓에 수시로 파행을 반복하면서 역대 최악의 법안처리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현재까지 발의된 법안은 모두 1만1,647건이며, 이 중 3,157건을 처리해 27.1%의 처리율을 보이고 있다.
예전 국회와 비교하면 발의된 법안의 수는 늘어난 것이지만 처리율은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18대 국회의 경우 같은 기간 발의된 법안은 19대보다 2,000여건 적은 9,259건이었으나, 처리된 법안은 오히려 300여건 많은 3,470건을 기록, 37.5%의 처리율을 보였다. 앞선 17대의 경우 이 기간 발의 법안 4,277건, 처리 법안 1,673건으로 법안 처리율이 39.1%에 달했다.
16대 국회에서는 1,337건 발의 중 34.7%인 465개 법안이 처리됐고, 15대 때는 845개 발의 법안 중 50.6%인 428개 법안이 이 기간에 처리됐다.
특히 19대 국회에서도 2012년이나 지난해에 비해 올해의 법안처리율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2년 5월30일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2,632건이 발의돼 808건을 처리하며 30.7%의 처리율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2,689건 중 225건만 처리해 처리율이 8.3%에 그쳤다.
이처럼 법안 처리가 저조해진 원인으로는 여야가 각종 정치현안을 두고 대치가 길어지는 바람에 본회의는 물론, 상임위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처리방안 등을 둘러싸고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서 국회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고, 5월2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120일 넘게 '입법제로' 상태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여야의 합의가 두번이나 뒤집어져 좀처럼 정국을 풀지 못했다"며 "지금 본회의에 올라와 있는 법안들만 통과되어도 실적이 이렇게 저조하지는 않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이 겹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법안 발의 자체가 예전보다 크게 늘어나 처리율이 떨어지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탓에 상임위별로 법안심사 소위를 늘리거나 상시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발의 법안이 과거보다 너무 많다. 자연스럽게 법안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더군다나 한동안 본회의가 열리지 못해 일시적으로 처리율이 저조한 것일 수도 있다. 정기국회 막바지가 되면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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