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혁신 릴레이 토론회 열어
새정치민주연합이 비상대책위 출범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의원이 정당 혁신과 관련한 릴레이 토론회를 개최하며 당권 도전 행보에 시동을 걸고 나서 주목된다. 정 의원 측은 당의 장기적인 비전을 고민하는 순수한 공부모임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차기 전당대회를 겨냥한 세력 다지기란 분석이 적지 않다.
정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와 정당의 혁신을 위한 릴레이 세미나’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새정치연합이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노선 투쟁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정책 행보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회의 주제도 당 혁신과제로 세미나는 총 5번 열린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리 당의 정체성은 중도 진보를 확고하게 하는 게 옳다”면서도 “정책이 보다 유연해야 한다. 실질적인 정책을 채택하고 공약함에 있어서는 보수의 것도 끌어다 쓸 수 있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유연히 대처하는 게 우리 당의 수권 능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강경파와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자는 온건파 사이 노선 갈등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기정 오영식 전병헌 박민수 이원욱 등 이른바 정세균 계 의원들뿐만 아니라 계파를 초월한 초ㆍ재선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일종의 당권 보험 들어두는 차원에서 눈도장 찍기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내년 1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줄서기 경쟁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에선 “결국 문재인은 당권에 나오지 말라는 시그널이냐”고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정 의원 측은 “비대위도 못 꾸리고 있는 어수선한 판국에 차기 당권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어차피 문재인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괜히 먼저 도전장을 내밀어봤자 위치만 애매해지기 때문에 누구 하나 먼저 선뜻 손 들기 어려운 상황 아니겠냐”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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