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담뱃값 인상이 화제인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49% 정도로 OECD 국가들 중에서는 꽤 높은 편이다. 흡연자들은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데 별 효과가 없을뿐더러 정부의 재정을 담배에 매겨지는 세금 확충으로 메우려는 꼼수라면서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과거의 경우를 보면 담배 가격이 올랐을 때 흡연율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내성이 생겨 흡연율이 완만하게 회복하는 추세를 보였던 것 같다. 나는 담배를 끊은 지 벌써 16년 정도 되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가장 인기 있는 담배가 한 갑에 600원 정도여서 흡연자들에게 별 부담이 없었다. 심지어는 ‘백자’나 ‘청자’ 같은 200원짜리 담배도 있었다. 나는 사실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한국을 포함해 어느 나라든 고학력 고소득자들의 흡연율이 그렇지 않은 계층에 비해 낮다. 고학력, 고소득자들은 담배가 아니더라도 스트레스 관리나 기호를 소비할 수 있는 대안을 확보할 수 있고 건강에 대한 의식도 상대적으로 각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학력 저소득자들은 담배 이외에 자신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거나 기호를 소비할 수 있는 대안을 갖기 어렵고 보건에 대해서도 무신경한 경우가 많아 흡연율이 높다. 사정이 이와 같아 담뱃값 인상은 저소득 소외계층을 압박해서 고혈을 짜내는 나쁜 정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만하면 반대하는 이유로 충분치 않은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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