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 외부충격 통한 혁신 의견 확산… 제3정당 출범 제안까지
친노·486·정세균계 등 기존 계파 구도 '삐걱'… 박영선 탈당 땐 분당 가능성
새정치민주연합이 심상찮다. 두 차례 세월호특별법 협상 실패와 비대위원장 영입 불발로 계파 갈등이 폭발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분당(分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원장으로 영입이 추진됐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새정치연합은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같은 전략가 집단과 탈레반식 강경세력으로 쪼개져 있음이 이번 파동을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같은 야당 사람들끼리 이렇게 견해 차가 크다면 뜻 맞는 이들끼리 갈라서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커질 듯하다”고 지적한 최근 언론 인터뷰가 의미심장하게 해석되는 분위기다. 과연 이 같은 혼란이 야권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 제3 정당 등 외부 충격 필요성 대두
새정치연합이 7ㆍ30 재보선 참패 이후 내홍을 거듭하는 모습에 당 밖의 시선은 냉랭하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국민들은 이미 7ㆍ30 재보선을 통해 새정치연합을 대안세력이 아니라고 심판을 내렸는데 의원들만 모르는 것 같다”고 혹평했고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현 상황에서 백약이 무효”라고 진단했다.
정치권에선 새정치연합이 자체 혁신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외부 충격을 통해 야권 전체의 개편과 혁신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파일럿 정당, 프로젝트 정당 등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차기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20석 이상)을 갖춘 정당을 원내에 진입시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고착된 양당 독점구조를 깨보자는 아이디어다.
물론 제3 정당 출범에는 현실적 장애물이 적지 않다. 제3 정당이 대중적 동력을 얻기 위해선 스타 정치인이 필요한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 이후 마땅한 인물이 없다. 정치권에선 계파 색이 옅고 대구에서 지역구도 타파에 힘쓰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과, 올해 초까지 안 전 대표와 ‘제3 정당’ 실험에 참여했던 김성식 전 의원이 잠재적 인물로 거론된다. 하지만 김부겸 전 의원은 “개인적으로 차기 총선에서 대구 당선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고, 김성식 전 의원도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지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 박영선 탈당 가능성도 ‘태풍의 눈’
하지만 새정치연합 내에는 친노ㆍ486ㆍ정세균계 등 기존 계파 기득권 구도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와 가까운 의원들로 구성된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의원들이 최근 잦은 회동을 갖고 세력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우선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강경파와 갈등을 빚어온 박 위원장의 탈당까지 겹칠 경우 분당 시나리오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 위원장이 독자적 행보를 감행할 경우 현재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온건파의 중심 인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당장 행동에 나설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친노ㆍ비노 간 진검 승부가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나 20대 총선 공천 시기를 전후로 분당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한 온건파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친노 지도부가 비례대표 공천을 줘서 배지를 단 의원들이 현재 당 지도부 비토를 주도하는 것은 공천권을 전횡했다는 증거”라면서 “차기 전대에서 당권을 쥔 세력도 이처럼 공천권을 남용할 경우 (제3 정당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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