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이해 따라 적당한 분배 어려워 당내 중진들도 선뜻 나서기 꺼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5일 거취 표명을 미룬 채 칩거에 들어가긴 했으나 당직 사퇴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포스트 박영선’을 두고 다양한 중진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당 내에서는 외부인사 영입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만큼 당을 재건할 비대위원장은 내부 인사가 맡게 될 것이란 얘기가 많다. 당 안팎에서는 4선의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과 원내대표 출신인 원혜영 의원, 3선의 유인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원외 인사 중에서는 김부겸 전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의 경우 앞서 비대위원장 직 제안을 고사했지만 당 사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개혁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물망에 오르는 의원들은 모두 손사래를 치며 선뜻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원 의원은 “나보다 더 좋은 분들도 많고 생각도 없다”며 “지금은 당이 위기 중 위기 상황이니 모든 사람들이 마지막 선장이라고 생각하고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우선”이라며 말했다. 유 의원도 “나 보다 경험이 많은 유능한 분들이 많다”며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이번 비대위원장이 내년 초 전당대회의 룰을 정하고 조직강화특위 구성과 지역위원장 인선을 진두지휘 하는 자리여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요 계파간 이해가 상충할 수 있는 만큼, 계파 색이 옅고 신망이 두터운 중도 성향의 중진 의원들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한 재선의원은 “아주 무난하고 안정적인 분이 당을 재정비해야 추가 논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계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선 무난한 중진 인선을 통한 계파간 적당한 분배가 필요하다는 뜻이어서 ‘그 밥에 그 나물’이란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인선 절차를 두고서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당대표가 공석인상황에서 비대위원장 선임권은 원내대표가 갖는데,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직까지 사퇴할 경우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때까지 비대위를 구성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박 위원장 측은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비대위원장을 먼저 선임한 뒤 당직을 사퇴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내에서 “쫓겨나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선임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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