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무원은 2016년부터 국민연금과 부담·혜택 같게
연금 납부액을 50% 정도 올리고, 수령액은 줄이는 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개혁안이 공개됐다.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가 학회에 의뢰한 것으로 정부와 여당의 공무원연금개혁안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주목된다.
17일 연금학회에 따르면 개혁안에는 2016년부터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동일한 부담과 혜택을 적용하고, 재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납입금을 현재의 14%(본인부담 7%)에서 약 20%까지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의 납입금보다 부담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며, 국민연금 납입금(9%)보다 많다.
연금 수령액은 2015년까지 가입기간에 대해서는 현재의 계산식을 적용하고, 2016년부터는 납입금의 원리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더해진다. 현재 공무원연금 가입자의 납부액 대비 수령액은 1.8배 정도인데, 개혁안이 적용될 경우 2009년 1차 공무원연금 개혁 이후 입사한 공무원의 납부액 대비 수령액은 국민연금(1.7배)보다 낮아지게 된다. 대신 민간부문의 절반에 못 미치는 퇴직수당을 인상하라는 제안을 담았다.
이 개혁안이 확정될 경우 공무원연금 재정에 투입해 온 정부보전금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개혁안은 여당의 경제혁신특위 공적연금개혁분과가 의뢰한 것이어서 앞으로 공무원연금개혁안의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금학회 관계자는 “이번 개혁안은 그동안 경제혁신특위 공적연금개혁분과위에서 논의된 안이 대폭 반영된 것”이라며 “아직 당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지만 특위와는 조율이 된 만큼 특위가 조만간 발표할 개혁안의 골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한구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 위원장은 “당의 개혁안을 내기 전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며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존중해 특위 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금학회의 개혁안은 22일 학회가 주최하고 새누리당이 참여하는 토론회에서 공개되며 앞서 18일 열릴 비공식 당ㆍ정ㆍ청 협의에도 보고될 예정이다. 특위는 연금학회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기국회 동안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공무원 연금개혁에 반대해온 공무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정용천 전국공무원노조대변인은 “여당이 학회가 보고하는 세미나 형식을 빌어 논쟁을 피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려는 속셈”이라면서 “노조는 현재 공무원연금보다 후퇴하는 어떤 개혁안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노조는 18일 청와대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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