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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ood Jargon(음식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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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ood Jargon(음식용어)

입력
2014.09.1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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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ning and Speaking

요즘은 대도시의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entree’ 같은 메뉴를 본다. Food and drinks 메뉴나 용어에서 프랑스어 이름이 서서히 영어로 대체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식 영어로 바뀐 것이 많다. 한국인이 가정식 백반을 식당식 백반보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듯 미국인 사이에서 family restaurant이란 용어가 쓰이기 시작하고 house-made pickles는 뭔가 가정식이라는 느낌을 주면서 Food service 영역에서도 그들 특유의 언어가 발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에게는 똑같은 것도 색다르게 표현하면 호감을 살 수 있다. 식품 라벨에 ‘S.O.L.E Food’라고 적혀 있으면 뭔가 특별해 보인다. Sustainable Organic Local Ethical의 약자로 ‘유기농이며 현지 식품이고 윤리적으로 생산한다’는 뜻이 된다.

식당에서 웨이터가 말하는 ‘4-top’은 ‘A table of 4’로 ‘4인용 빈자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Brown OFF that meat when you’re done with the veg, OK?”는 “채소가 다 익었을 때 고기를 익히세요”라는 의미인데 알아채기 쉽지 않다. 메뉴에는 있지만 더 이상 만들지 않는 요리를 ‘86’이라고 하는데 “We ran out of beef, so eighty-six the steak”라는 뜻이다. 아마도 nix와 발음이 유사해 ‘거절, 부인’으로 쓰이는 듯 하다.

이런 추세는 외식업, 식료품 등의 영역에서 거대 미국 기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로도 보인다. 용어도 고전적인 프랑스식에서 미국식으로 자연스럽게 대체되는 것이다. 물론 cafe나 chef처럼 기존 프랑스어 단어가 그대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Where’s the beef?”(햄버거 속의 소고기 양은 어디 갔어?)같은 표현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슬로건으로 쓰이면서 본질을 중시하는 뜻을 상징하는 계기가 됐다. 요즘엔 건강을 신경 쓰는 소비자를 위해 Fat-free, no-fat, no-calorie, All natural, Whole grain, multi-grain, sugar-free, No-sugar added, reduced free, gluten-free 등의 용어도 나왔다. 지방 함량을 뜻하는 lean, extra-lean 등의 표현도 예로 들 수 있겠다.

외식업이나 식품업에서 영어식 표현이 남발되는 건 소비자를 위해서라기 보다 상업적인 목적이 커 보인다. 건강을 의식하는 소비자를 위한다는 미명 하에 기업들의 발 빠른 대처가 영어 표현으로 나타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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