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희생자ㆍ실종자ㆍ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전 간부들에게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와 행인 등 피해자측이 사건 현장에 있던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공범으로 처벌하라고 25일 요구했다.
피해자측 변호인은 “유가족들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들이 유가족뿐만 아니라 김 의원의 처벌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날 김 의원을 세월호 유족 폭행의 공범으로 함께 입건하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만일 경찰이 입건하지 않으면 변호인이 별도로 고소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김 의원이 피해자에게 시비를 걸면서 집단폭행이 시작됐고 시비 과정도 대리기사가 국회의원에게 불손하게 대한다는 것이어서, 김 의원이 폭행사건의 전체 진행을 사실상 지배하거나 암묵적으로 폭행에 동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이날 취재진에게도 “김 의원이 대리기사에게 준 명함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명함 뺏어’라고 말하면서 폭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리기사에게 반말을 하며 모욕감을 준 적이 없다는 김 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김 의원이 반말하는 것을 여러 명이 들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정도 관여만으로 김 의원을 폭력 행위의 공범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 의원에게 업무방해나 모욕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의원은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다음날 보수단체회원들로부터 고발당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한편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병권 전 가족대책위 위원장과 김형기 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쯤 영등포경찰서에 도착, “대리기사님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한상철 전 대외협력분과 부위원장과 이용기 전 장례지원분과 간사도 경찰에 출석했다. 대리기사 이모(53)씨는 오후 2시 30분쯤 목에 깁스를 한 채 경찰서를 찾았다.
대질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했던 이들은 최대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귀가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김형기씨가 쌍방폭행임을 주장하고 있는데, 폐쇄회로(CC)TV 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1:1로 대질조사를 벌였는데도 결론 내리지 못했다”며 “조사 받은 내용을 정리해 26일 오전 중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어버이연합 회원 130여명은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대책위 전 간부와 김 의원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자유청년연합 회원 30여명은 광화문광장에서 “폭행 시비로 물의를 빚은 세월호 유가족들은 국민이 낸 성금을 반환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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