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소속의원들 총동원령, "최후의 선택" 단독 강행 의사
野 "일방적 의사일정 안 돼", 정 의장 찾아가 소집 철회 촉구
유가족, 수사ㆍ기소권 양보 시사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 결정한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여야는 국회 의사일정 재개를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본회의 표결을 염두에 두고 소속 의원들에게 총동원을 내리면서 야당을 압박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일방적 의사일정이란 이유로 정 의장과 새누리당에 본회의 연기를 강하게 요구했다. 여야 모두 넉 달째 ‘입법 제로’인 국회파행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향후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상대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의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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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야당 불참 시 강행 불가피”
새누리당은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26일 단독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단독 개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최후의 선택”이라면서도 “민생과 경제에 무한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꼭 해야 한다”며 26일 단독 본회의 강행 의사를 확인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내일 처리할 법안 중 절반은 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인데 민생을 위한 본회의 동참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세월호특별법 재협상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칫 야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이날 26일 본회의 개최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150명)를 채우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렸다. 장관 등 행정부에 나가있는 의원을 포함한 소속 의원 전원(158명)이 서명한 본회의 개최 요청서도 정 의장에게 제출했다.
새누리당의 강수는 향후 세월호 협상 국면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야당과 세월호 유가족이 수사ㆍ기소권 요구를 철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세월호특별법 협상 국면이 조성되면 새누리당도 어느 정도 양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새누리당 입장에선 야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은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 ?세월호법ㆍ등원 일괄논의 ?
새정치연합은 여권이 일방적으로 확정한 26일 본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정 의장을 항의방문, 26일 본회의 소집 철회를 요청하고 며칠만 시간을 달라는 뜻을 요청했다. 정 의장은 면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본회의 강행 의지를 확인했지만 “최종 결심은 내일 오전 11시쯤 할 것”이라고 여야 협의를 전제로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회동을 가졌으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해 이를 등원 명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연일 등원 불가피론을 거론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2차 합의안’에서 꿈쩍할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빈손으로 여권이 강행하는 본회의에 참여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이다. 다만 유가족이 이날 ‘수사ㆍ기소권 고수’ 원칙론에서 입장 변화를 시사해, 이를 고리로 세월호특별법과 국회 등원 협상을 일괄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내 지도부는 29일이나 30일쯤 본회의 개최를 염두에 두고 26일 여당과 의사일정 협의 등을 위한 접촉에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선 새누리당의 단독 본회의 강행 시 91개 계류법안이 비쟁점법안이란 점에서 야당이 본회의에 불참하거나 필리버스터를 시도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그러나 원내 관계자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26일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를 요청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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