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코믹 연기 고급스러워"
"신민아, 은근히 웃기는 스타일"
박중훈 최진실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감독 이명세)가 24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내달 8일 개봉한다. 리메이크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조정석(34)과 신민아(30).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으로 꼽히는 원작의 명성을 넘어서긴 쉽지 않겠지만 시사회 후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무엇보다 두 배우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다. 물이 오른 코믹 연기를 보여주는 조정석과 광고 모델 이미지를 벗고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인 신민아의 연기 호흡만으로도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호평을 들을 이유는 충분하다. 개봉을 앞두고 화색이 만연한 두 배우를 만났다.
_원작 영화를 참고했나.
▦조정석=고 최진실 선배의 광팬이었고 박중훈 선배도 매우 좋아해서 원작을 정말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원작과 별개라고 생각해서 다르게 접근했고 대한민국의 보통 남자를 표현하려 했다.
▦신민아=비교의 대상이 되는 게 현실이지만 원작 속의 최진실 선배는 비교가 될 수 없는 상대다. 그래서 (리메이크 영화의) 미영 캐릭터만 생각하고 집중하고자 했다. 의사 표현도 원작의 미영보다는 더 하는 편이고 감정도 더 많이 드러내도록 했다.
_기존 이미지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조정석=납득이라는 꼬리표는 이골이 났다. 벗어나고픈 부담은 전혀 없다.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알린, 내겐 아주 감사한 캐릭터다. 이번엔 평범한 남편인 영민을 연기한 게 조정석이었을 뿐이다.
▦신민아=늘 현실에 없을 것 같은 20대 이미지만 연기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영화 ‘경주’ 이후로 그런 기회가 조금씩 생기고 있어서 잘 해보려고 많이 노력했다.
_감독이 정해지기도 전에 캐스팅됐다던데.
▦신민아=‘경주’ 전에 이미 출연을 결정하고 오래 기다렸다. 제작진에서 남자 배우를 고민할 때 조정석씨가 어떤지 제안하기도 했다. 평범한 남자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영화를 선택한 건 현실적인 캐릭터인 게 좋았고 사랑 이야기라는 점도 좋아서였다. 요즘엔 여배우에게 이런 시나리오가 잘 들어오지 않으니까.
_영화 속 영민과 얼마나 닮았다고 생각하나.
▦조정석=70% 정도는 비슷한 것 같다. 영민의 행동 중 (외도를 시도하는) ‘음란마귀’ 에피소드는 공감하지 못한다. 약간 보수적이다.
_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신민아=집들이 장면에서 노래하는 ‘음치’ 장면이다. 원작에선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인데 우리 영화에선 태연의 ‘만약에’를 불렀다. 웃겨야 하는데다 실제로 여러 배우들 앞에서 불러야 해서 부담스러웠다. 나 혼자 웃어서 NG가 나기도 했다. 영화에서 가장 NG가 많이 난 장면이다.
_함께 연기해보니 어떤가.
▦신민아=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준다. 의견이 늘 비슷해서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 내 의견을 늘 진지하게 받아줬다. 조정석씨는 코믹 연기를 고급스럽게 하는 장점이 있는 배우다.
▦조정석=진짜 여신이었다. 솔직히 너무 예쁘고 아름답더라. 무척 조용하고 차분하고 청순했다. 친해지고 나선 재미있고 소탈했다. 아주 웃기는 건 아니지만 은근히 웃긴다.
_두 배우 모두 아직 미혼이다.
▦조정석=영화 촬영하면서 진짜 결혼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 연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를 찍고 나니 얼른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신민아=결혼도 안 했는데 미영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연기해보니 알 것 같다.
_이상형이 있나.
▦조정석=20대 땐 예쁘고 몸매 좋고 눈이 부리부리하게 큰 여자였겠지만 지금은 소탈하고 멋있는 여자다.
▦신민아=함께 있으면 편하고 즐거운 사람. 취향과 성향이 비슷하고 같이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 낭만도 있고 자상하면 좋겠다.
_조정석씨는 첫 주연 영화라는 점에서 부담이 클 것 같다.
▦조정석=흥행은 하늘의 뜻이라고 하지만 흥행이 잘 됐으면 좋겠다. 흥행 부담을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 부담되고 떨린다기보다 감격스럽고 울컥한 마음이 더 크다.
_신민아씨는 데뷔한 지 13년이 됐다. 연기란 게 지금은 어떤 의미인가.
▦신민아=예전엔 연기가 일이었다. 지금도 일이긴 하지만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항상 같이 가야 할 존재라고 할까. 예전엔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친구처럼 같이 가는 느낌이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연다혜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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