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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경찰 '사이버 검열' 국민사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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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경찰 '사이버 검열' 국민사찰 아닌가

입력
2014.10.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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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이 세월호 활동가를 수사하면서 지인 수천명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들여다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과 맞물려 사실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광범위한 검열과 감시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세월호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는 지난달 중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 집행사실 통지서를 받았다. 통지서에는 경찰이 이미 5월 1일부터 40일 동안 그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과 상대방의 아이디 및 전화번호, 대화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를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시 정 부대표의 카카오톡 대화에는 초등학교 동창 등 지인들과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기자들과의 문답, 당원들과 나눈 사회적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 등이 있었다고 한다. 수사를 빌미로 당사자는 물론 주변인의 사생활까지 통째로 들여다본 것은 명백한 불법사찰이자 인권침해다.

형사소송법에는 압수수색 시 피의자 변호인에게 집행사실을 통지하도록 돼있으나 검ㆍ경은 사전통지는커녕 두 달이나 지나서야 당사자에게 통보했다. 대법원은 2011년 전교조 시국선언 컴퓨터 압수수색 사건에서 ‘전자정보를 압수할 때는 혐의와 관련된 부문만 파일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명확한 판례를 남긴바 있다.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앞서 법을 위반한 셈이다.

이번 사건은 검찰의 사이버 사찰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검찰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말한 직후 전담팀을 만들어 인터넷 허위사실 유포 감시에 나섰다. 이전과 달리 상시 감시체제를 구축해 피해자의 고소ㆍ고발이 없어도 직접 수사에 착수한다는 초법적인 발상이다.

이런 조치가 어떤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사이버상에 공개된 모든 글이 잠재적인 수사와 감시 대상이 되니 정부ㆍ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헌법에서 보호한 표현의 자유가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국민의 정치 참여와 정책 논쟁이 움츠러들어 올바른 여론 형성이 어렵게 된다. 해악은 그뿐이 아니다. 검찰의 사이버 검열을 피해 카카오톡 등 국내 모바일 메신저에서 해외 메신저로 옮기는 ‘사이버 망명’이 확산되고 있다. 그제 정보통신기술 업계 대표들이 정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검찰의 인터넷 사전 검열로 국내 업체 가입자들이 다 떠나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무시한 수사당국의 사이버 검열ㆍ사찰이 시장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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