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 오세아니아 지역 강사 교육 나서
"종이접기 단어 잃어버리면 다케시마로 표기하는 것과 같아"
한국식 용어 정착에도 열정
뉴질랜드와 호주 등 대양주 지역으로 첫 종이접기 강사 장학교육에 나선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종이접기란 단어를 잃어버리는 것은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는 것과 같다”며 종이접기의 세계화를 강조했다.
노 이사장은 종이접기 강사 6명과 함께 2~5일 오세아니아 지역에 우리나라의 종이접기 문화를 전파할 예정이다. 필리핀, 몽골 등 아시아와 미국 지역에서의 종이접기 문화 활동은 활발히 진행돼 왔지만, 재단이 대양주 지역을 겨냥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해외 원정 교육은 오세아니아한글학교연합회의 자발적인 초청으로 진행됐을 정도로 이 지역의 종이접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제로 뉴질랜드 각지에서 52명의 교사가 수강신청을 했다.
노 이사장은 “대양주 지역에서 처음으로 탄생하는 종이접기 강사들이 호주와 뉴질랜드 등 대양주 지역애 종이접기 문화를 전파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초청 강연에는 ‘1호 어린이 종이접기 마스터 자격증’을 갖고 있는 정규일(33)씨가 동행해 의미를 더한다. 이 지역에서 지원한 12명의 어린이가 ‘대한민국 어린이 종이접기 마스터’ 급수교육에 도전, ‘대양주 지역 1호 어린이 마스터 자격증’ 보유자도 탄생한다.
우리나라 종이접기 문화는 일본에 비하면 역사가 짧다. 우리가 1989년부터 체계화된 반면, 일본의 ‘오리가미’ 협회 역사는 40여년이 넘는다. 체계화된 기간이 긴 만큼, 일본의 종이접기 수준은 높다. 노 이사장은 그러나 “체계화된 시점의 문제였을 뿐 종이접기 자체의 역사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한발 더 빨랐다”고 주장한다. 신라시대 의상 대사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에 앉아 종이로 학을 접어 날렸는데, 그 종이학이 앉은 자리에 안동 봉정사를 세웠다는 ‘봉정사 창건 설화’와 고구려 담징 스님이 일본에 종이를 전파할 때 종이접기도 함께 전해 줬다는 이야기를 근거로 내세운다.
이를 위해 노 이사장은 ‘용어의 세계화’도 함께 강조했다. 태권도에서 ‘차렷’ 등 우리말 용어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처럼 ‘삼각 접기(SAMGAK JUPGI)’, ‘학 접기(HAK JUPGI)’ 등 종이접기 용어들도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 이사장은 “심지어 일부 한글학교 교사들 조차도 우리나라의 종이접기를 ‘오리가미’로 표기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몽골, 필리핀, 미국 등 해외로 관심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종이문화재단은 이 기간에 오세아니아한글학교연합회와 종이접기 문화 전파를 통한 한류 확산에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처음으로 북섬의 대표 도시인 와이카토에 ‘종이문화재단 세계종이접기연합 와이카토지부’가 발족한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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