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뷔요른 홀테 주한 노르웨이 대사는 3일 한국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는 노벨상 가치를 위해 독립성이 철저하게 보장되고, 정부기관은 간여하지 않는다”며 노벨상 스캔들을 부인했다. 그는 다만 “수상자 결정은 노벨위원회에서 하지만 후보군 선정은 다양한 기관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말해, 로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이 노벨상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노르웨이는 평화상을 주관한다. 다른 노벨상 5개를 결정하는 스웨덴의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대사는 “노벨상 선정이 스웨덴 정부와 별개로 진행돼, 어떤 의견도 말하기 어렵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에 한국인의 관심이 높다. 현지에서 노벨상은 어떤 의미인가.
“세계 최고 권위인 평화상 선정과 수상식이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것이 자랑스럽다. 인권, 민주화, 언론자유 등 가장 중요한 가치를 알리는 평화상 수여는 영광스런 일이다. 그리고 노벨위원회가 정부와 분리된 기관이란 점은 노르웨이 국민이면 모두 알고 있다.”
-노르웨이 기관들이 평화상에 영향을 주고 있나.
“최종 결정은 노벨위원회가 한다. 후보와 수상자 선정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의원, 정부기관, 국제사법기관, 대학, 평화단체, 국제기구와 이전 수상자들도 후보 선정에 초대된다. 수상자 결정에는 노벨연구소 종신고문, 노르웨이 대학교수, 외부전문가 의견도 구한다.”
-평화상을 노르웨이에서 선정하는 이유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이다. 이유는 확실하지 않으나 당시 스웨덴과 합병상태이던 노르웨이를 자신의 이상적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고 싶지 않았나 생각된다. 제국주의에 가깝던 스웨덴에 비해 노르웨이가 국제평화에 더 기여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했다.
“동북아 민주화와 인권에 노력한 점과 햇볕정책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업적이 평가됐다. 삶의 위협과 오랜 수감생활, 망명생활 등 힘든 고난을 이겨 낸 그의 업적은 또렷이 남아 있다.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삶을 마하트마 간디와 넬슨 만델라의 인생에 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다른 노벨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노벨상을 받을 만한 준비가 돼 있다고 보나. “내가 대답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다만 한국인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건 멋진 일이다. 노벨상의 권위와 존경,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잘 이해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런 관심이 꿈과 목표를 위한 강한 의지로 발전해 수상의 영광을 누리길 바란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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