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전격적인 방남(訪南)에 미국 중국 일본 3국은 북한 의도를 파악하는 동시에 향후 남북 관계 변화가 자국 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최고위급 대표단이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문한 데 대해 “북한이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대외관계를 다변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4일 연합뉴스에 “북한이 고립을 탈피하고 제재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외적 경제관계를 강화하려는 시도이자 한미일 3국간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남북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라고 평가하고 “이번 접촉을 통해 양측이 가시적 결과를 끌어낼지는 미지수이지만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최고위급 간부 인사들의 방한이 북일 관계 등에 미칠 파장 분석에 주력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북한 대표단의 전격 방한은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한국 카드’를 꺼낸 것”이라면서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북미관계도 움직여 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되고 대미 관계도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도 접근해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들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한국 방문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관영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은 4일 분석기사에서 전문가를 인용, 북한 대표단의 ‘깜짝 방한’은 10ㆍ4선언 7주년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방남과 관련,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짤막한 논평을 내놨다. 그러나 5일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문제 논의차 방한해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의 방남 결과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하고 대북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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