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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노피아·핵피아… 국감장서 줄줄이 드러난 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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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노피아·핵피아… 국감장서 줄줄이 드러난 관피아

입력
2014.10.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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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방재청장 화재보험협회 재취업, 원전비리 한수원도 적폐 여전

퇴직자 영입한 협력업체들이 올 상반기에도 수주 독차지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소피아(소방관료+마피아)’ ‘노피아(노동부관료)’ ‘핵피아(한국수력원자력)’

7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인 도마에 오른 것은 민간업체와 결탁한 고위 관료 출신을 지칭하는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적폐 청산의 주요 과제로 ‘관피아 척결’을 공언했던 만큼 각 상임위별로 유관기관에 재취업한 전직 관료들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에 따르면, 이기환 전 소방방재청장이 지난해 3월 퇴임 직후 두 달 뒤 한국화재보험협회 비상근 고문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나 ‘대가성 취업’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청장은 재임기간 일반음식점 등 다중이용업소에 화재배상책임보험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된 이후, 방재청 차원에서 시도별 보험가입 현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개최하는 등 보험판매 업무를 노골적으로 독촉했다는 것이 진 의원의 주장이다. 소방방재청은 이 전 청장이 보험협회 고문으로 옮긴 뒤에도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률 100% 달성 50일 대책’을 별도로 수립해 소방관 개인당 할당량까지 배분하고 나서 일선 소방관들 사이에선 “우리가 보험 판매원이냐”는 반발을 살 정도였다는 것이다.

한국화재보험협회는 화재안전점검 및 방재컨설팅도 맡고 있어 소방방재청과 업무 연관성이 밀접하지만, 정부 공직자윤리위는 “화재보험협회를 감독할 권한은 금융위원회에 있다”는 근거를 들어 이 전 청장의 고문 취업을 허용해줬다. 진 의원은 “엉터리 부실 취업심사의 대표적인 예”라며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신설을 촉구했다.

근로감독관 출신의 노무사가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뒤 현직 감독관에 해당 업체의 불법을 묵인해달라며 로비를 벌이다 적발된 사례도 뒤늦게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새정치연합 한정애 의원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6급) 출신의 윤모 노무사는 2007년부터 5년간 대기업 건설업체로부터 중대재해 발생시 ‘노동부 내사종결, 검찰 불기소, 법원 1심 무죄선고’를 받는 조건으로 총 76건에 22억원 상당의 위임약정서를 체결한 뒤, 해당 업체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재해 사건을 조사하는 현직 근로감독관들에게 형식적으로 수사하도록 청탁한 혐의로 최근 기소됐다. 해당 근로감독관들은 증거 부족으로 기소 되지 않았지만, 윤씨로부터 수백원의 뇌물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 의원 측 주장이다. 한 의원은 “퇴직 감독관이 건설사와 현직 감독관 사이에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관피아의 또 다른 변형”이라며 “업체와 노동부 감독관 간의 유착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원전 비리로 문제가 된 한국수력원자력 출신들의 ‘핵피아’ 행태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 퇴직자를 영입한 일부 협력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한수원이 발주한 거액의 계약을 독차지했다. 한수원 퇴직 간부들이 재취업한 한전KPS 등 22개 업체가 상반기 중 한수원과 맺은 계약 건수는 56건으로 한수원의 총 계약 건수(2,767건)의 2.0%에 불과하지만, 계약금액은 4,666억원으로 전체 협력업체들의 총 계약금액(1조5,012억원)의 31.08%를 차지했다. 2011년부터 올 6월까지 이들 업체의 건당 평균 계약금액은 42.6억원으로 같은 기간 다른 협력업체(4.0억원)의 11배에 달한다. 사실상 규모가 큰 사업은 이들 업체에게 몰아줬다는 얘기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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