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성적 ‘in 서울’급이 합격선
안전하고 편한 군대 입소문, "학력으로 줄 세우나" 비판 일어
공군에 고학력자가 대거 몰리면서 원하는 시기에 공군 입대를 하려면 ‘인(in) 서울’이 가능한 고교성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SKY)대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공군 입대자 비중은 최고 33%까지 기록했다. 이 같은 공군의 학벌화 현상은 9일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이 병무청에서 제출 받은 최근 3년 간 공군 모집분야별 합격선 조사에서 드러났다. 공군은 매월 지원자 가운데 고교시절 수능이나 내신 성적을 잣대로 선발한다.
병무청에 따르면, 작년 2월 공군 일반병에 입대한 834명의 합격선은 90.80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스카이대 출신은 서울대 137(16.4%)명을 포함해 모두 281명(33.7%)에 달했다. 3개대 출신 비중은 합격선이 93.85이던 올 2월에는 25.4%를, 합격선이 89.50인 올 7월에는 24.8%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3개대 출신의 공군 입대는 타군 입대 비중보다 평균 5배 이상 많은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공군 일반병 합격선이 수능 1,2등급 점수대를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공군은 수능의 경우 4개 과목 평균을 기준으로 해 1등급은 96점, 2등급은 89점, 3등급은 77점으로 계산된다. 통상 수능 2등급까지 서울 소재 대학 입학을 뜻하는 ‘인 서울’이 가능한 점수대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공군 합격선이 올 2월이나 7월처럼 94~90점대에 육박할 때는 서울 소재 대학 출신들도 입대를 안심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공군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안전하고 편한 군대란 입 소문이 퍼진데다 복무기간이 24개월로 육군과 불과 3개월 차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육군 내의 잇단 사고까지 더해지면서 2010년 2.5대 1이던 경쟁률이 올해 6.78대 1까지 올라갔다. 올해 1~7월 군에 입대한 서울대 출신 608명 가운데 349명(57%)이 공군을 선택했을 정도다. 물론 공군의 합격선이 항상 높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어서 대학 복학에 유리한 1,2,7,8월이 지나면 낮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고교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방식은 군대마저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조남덕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생활과 무관한 고교 성적으로 우수한 자원을 뽑는다는 것은 일종의 특혜”라며 “그렇다고 유명대학 출신들이 편한 군대만 찾는 현실도 서글프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지난달 고교성적 비중을 기존 100점에서 35점으로 낮추고 출결사항 비중을 높이는 내용의 공ㆍ해군 선발 개선안을 내놨다. 그러나 출결사항의 변별력이 떨어져 결국 고교성적이 계속 공군 입대의 당락을 결정할 것이란 지적이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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