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악성코드 감염 땐 TV중계하듯 볼 수 있어
송수신 완료돼 보관 중인 내용, 법원 "압수수색 대상" 판결
카카오톡 검열 논란 이후 사법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 많은 이용자들은 SNS 자체에 대해 혹은 국산SNS에 대해 노골적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연 SNS 검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오해인지 문답으로 풀어본다.
_검찰이나 경찰이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수 있나.
다음아고라 같은 인터넷 사이트이나 게시판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 검찰도 인정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메신저서비스에 대한 일상적 감시는 법적 근거도 없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
_카카오톡에 대한 감청영장이 여러 차례 발부됐다. 카카오톡을 감청한다는 건 전화감청처럼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는 것 아닌가. 실시간 감청이 안 된다면 왜 감청영장을 청구했나.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카카오톡에 대해 147건의 감청영장이 발부됐다. 정확히 얘기하면 서버에 저장된 대화 내용을 보는 것이지, 전화처럼 현재 주고 받는 대화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 주고받은 대화내용을 확보하는 압수수색과 달리, 감청이란 앞으로 발생할 통신내역을 수사기관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카카오톡 실시간 대화를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영장 발부 시점부터 서버에 저장되는 대화 내용을 수사기관이 주기적으로 받아본 것이다.
-그렇다면 영장이 있으면 결국 서버에 저장된 대화내용은 모두 볼 수 있는 것이 맞나.
사실상 그렇다. 다음카카오측은 검열 논란이 일자 서버저장 기간을 종전 일주일에서 2~3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당국이 혐의포착과 영장발부에 며칠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영장을 갖고 와도 대화내용은 이미 서버에서 삭제된 뒤가 될 것이란 설명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영장내용이다. 만약 '지난 한달 간의 대화내용을 제출하라'는 내용의 영장이었다면 서버에서 삭제된 뒤라 볼 수 없겠지만, '앞으로 한 달간의 대화내용을 제출하라'는 영장이라면 저장된 대화내용을 계속 받아볼 수 있다. 일종의 시차를 둔 '지연된 감청'인 셈인데, 지금까지 다음카카오측도 그렇게 해왔던 것이다.
-서버저장기간이 단축되면 스마트폰에 있는 카카오톡 대화내용도 2~3일 후면 삭제되나.
아니다. 그건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것이지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게 아니다.
-왜 대화내용을 서버에 저장하나. 아예 저장을 하지 않으면 이런 논란도 없는 것 아닌가.
카카오톡 같은 SNS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나누지만 PC에서도 호환이용(동기화)이 가능하다. 이런 동기화 기능을 위해선 반드시 일정시간 서버저장과정을 거쳐야 한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SNS인 라인도 마찬가지인가. 또 요즘 카카오톡 대신 몰린다는 텔레그램은 어떤가.
라인의 서버저장기간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라인의 서버는 우리나라 아닌 일본에 있기 때문에, 감청영장을 집행하려면 일본 법무성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텔레그램도 외국SNS라 서버가 국내에 있지 않기 때문에 수사당국이 볼 수 없다.
_우리나라 검찰이나 국정원 같은 곳은 정말로 SNS감청 능력이 없나. 혹시 숨기는 것은 아닐까.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의 인터넷망을 광범위하게 사찰했다고 하지 않았나.
당시 스노든의 폭로내용은 전화 이메일 등을 감청했다는 것이었다. 메신저 대화내용을 들여다봤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보안전문가들은 SNS 대화내용을 엿보는 것이 기술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특정 SNS의 소스코드를 확보해서 이를 토대로 복사판 서버(미러 서버)를 만들어 놓으면 오가는 대화내용을 서비스 업체와 똑같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카카오톡과 똑같은 서버를 만들어 운용한다는 것인데, 규모나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별로 현실성은 없어 보인다.
악성코드를 심어 놓은 뒤 감청대상 스마트폰 화면을 통째로 들여다 보는 방법도 있지만 특정 감시대상 인물이라면 모를까 불특정다수 일반인에게 그런 악성코드를 주입한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아 보인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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